최근에 발표된 <국방백서>에서 북의 인민군에 대하여 “주적”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도대체 품격을 갖춘 어떤 나라가 이웃에 있는 나라이건 멀리 있는 나라이건 이를 우리들의 “원수”라느니 “적”이라느니 하는 매우 험한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주적이 어느 나라입니까, 일본입니까, 미국입니까, 중국입니까, 북한입니까”- 이건 매우 잘못된 질문입니다. 그 질문 자체가 호전적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 질문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이웃 나라들의 경제력이나 국방력, 생활수준이나 문화수준을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열심히 일하도록 격려하고 자극하기 위함이 아니라면 사방에 “적”을 찾아 혈안이 된 것 같은 매우 위험한 질문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믿습니다.

“인권이 가장 잘 보장된 나라는 동양 3국 중의 어느 나라입니까”- 이런 질문이 바람직합니다. “미국과 북한 두 나라 중에서 어느 나라에 가서 살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이 “주적이 어느 나라입니까, 북의 인민공화국입니까, 북미합중국입니까”라는 질문보다 훨씬 개명한 질문이 되겠습니다. “주적”이란 말을 쓰건 안 쓰건,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가장 크게 위협하고 방해하는 정치집단이 가장 가까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