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호, 배우인생 20년 이젠 해외 진출이 목표

배우 허준호 하면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연기와 좌중을 압도하는 목소리로 유명하지만 막상 그의 첫 인상은 부드럽고 섬세하기 그지 없었다.

오는 4일 개봉되는 영화 ‘신기전’(김유진 감독, 강우석 제작)에서도 허준호는 카리스마 넘치고 충성심이 깊은 우직한 내금위장을 연기했다.

이 작품에서 허준호가 연기한 내금위장은 세종을 곁에서 보필하면서 기꺼이 목숨까지 바치려고 하는 충절파이지만 가슴 깊이 사람에 대한 애정을 지녔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고독한 무사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캐릭터.

배우 인생 20년을 훌쩍 넘겼지만 허준호는 연기는 배우 혼자 잡아나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제가 맡은 역할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들을 보면서 캐릭터를 잡아나갔어요. 제게는 가족이 없는 설정이나 매국노 관료를 처치할 때 혼자서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철저하게 고독한 캐릭터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이 점에 착안해서 캐릭터를 형성해나갔죠.”

세종조 세계최초의 다연발 로켓포 신기전의 개발을 둘러싸고 조선과 명의 국운을 건 대결을 소재로 한 ‘신기전’에서 허준호는 내금위장이란 캐릭터에 최대한 충실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충신의 모습과 인간적인 면모도 동시에 지닌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그 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만 보여왔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작품을 위해 자신의 색깔이나 이미지를 내세우기보다는 철저히 텍스트와 연출가의 의도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따른 캐릭터에 철저히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솔직히 배우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연기 색깔이 있고 스스로 원하는 이미지라는 게 있잖아요. 하지만 작품 제작에 들어가면 배우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 해요. 이번에 저 역시 감독님에게 많은 걸 맡겼어요.”

그러나 허준호는 연기자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자칫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거나 망가지면 스스로 캐릭터를 형성해나가는데 애를 먹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저도 몇 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봤지만 그런 프로그램에서 사생활을 언급하거나 이미지를 망가뜨려 놓으면 나중에 배역을 맡고서도 캐릭터 형성에 애를 먹게 돼요. 그러니 자제하는 편이 좋죠. 가수도 마찬가지잖아요. 가수가 예능프로그램에 너무 많이 출연해서 우스운 이미지가 강하면 나중에 진지한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못부르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벌써 20년 이상을 연기자로 살아왔고 나름의 연기철학까지 갖고 있는 허준호에게도 또다른 연기 목표가 있다. 바로 뮤지컬이나 드라마, 혹은 영화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란하지 않게 꾸준히 공연이나 연기를 통해 차츰차츰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본에서만 드라마 ‘올인’과 영화 ‘실미도’, 그리고 뮤지컬 ‘갬블러’로 이름을 널리 알린 ‘한류스타’이지만 대부분의 한류스타들처럼 팬미팅에 참여하기보다는 공연이나 작품을 통해 만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수 차례의 팬 미팅 섭외 요청을 거절했던 그가 단독콘서트에 선뜻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허준호는 오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일본 오사카 아사히TV ABC 홀에서 단독 공연을 열고 일본팬들을 만난다.

“단순한 팬 미팅 행사보다 공연을 통해 팬들과 호흡을 함께 하는 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했어요. 해외에 나가서 다양한 장르로 많은 팬분들과 만나는 게 지금의 제 목표입니다.”

젊은 한류 스타들만이 전부는 아니다. 차근차근 해외에서의 인지도를 상승시켜나가고 있는 허준호. 해외에서 더욱 인기가 있는 새로운 한류스타 허준호를 기대해본다./e조은뉴스 제휴사=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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