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은행별로 위조지폐 감식 전문가를 양성한다.

국정원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위조외화에 대한 은행권의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맞춤형 전문 위폐식별 교육과정’을 개설, 오는 9월 4일 8개 은행 외환실무자 19명을 대상으로 첫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대다수 시중은행의 외환담당자들을 한번에 모아 전문가 수준의 위폐 식별 교육을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이 주관하고 한국조폐공사와 외환은행 등의 협조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은 ▲최근 국내ㆍ외 위조외화 제조 및 유통 실태 ▲홀로그램 등 지폐별 첨단 위ㆍ변조 방지 장치 등에 대한 강연과 달러ㆍ유로ㆍ위안화 등 각국 통화의 위폐 식별 실습 등으로 진행된다.

국정원은 특히 정교한 위조화폐인 슈퍼노트의 동향 및 주요 기술적 특징 등 위폐 관련 최신 정보를 교육생들에게 제공하고, 위폐방지 실무간담회를 통해 위폐 유통 차단을 위한 민ㆍ관 공조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국정원은 각 은행과 협조해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근무 은행으로 돌아가 지점별 자체 교육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앞으로 맞춤형 교육과정의 효과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보완한 뒤 매년 1~2차례 위폐 전문가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이처럼 위폐 전문가 양성 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최근 세계적으로 위폐가 급증하고 제조기술도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적발된 위조외화는 올 상반기 937장으로 전년 같은 기간 505장에 비해 85.5% 늘었다. 액수로는 모두 12만5000달러 상당이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유로화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위조 유로화가 급증하고 있고, 중국과의 교류 증가로 위조 위안화 등의 유입 우려도 높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실제 강모씨는 지난 5월 두바이에서 밀반입한 500유로짜리 위폐 184장을 국내 은행에서 환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위폐 제조 기술은 갈수록 정교해지는데 반해 국내 금융기관의 위폐 대응능력 부족으로 위조 외화를 환전해 주거나 해외로 수출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지난 5월 국내 모은행에서 원화를 3000달러로 환전, 해외여행길에 올랐던 방모씨는 현지에서 갖고 있던 달러가 위폐로 확인돼 곤욕을 치렀다.

국정원은 “시중은행이 위조된 외화를 실수로 매입, 외국은행을 통해 수출하다 뒤늦게 위폐로 확인한 액수도 지난 2005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모두 14만달러 상당에 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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