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이거 참 신기하네. 생긴 것은 딱 소주인데 포도 향기가 나.”
“포도로 만든 술을 증류해서 만든 거예요. 향이 참 좋죠?”
“소주보다 훨씬 낫고만. 입에 짝짝 붙네.”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두레양조의 와인증류주를 마신 관람객들이 감탄하고 있었다. 이 술은 포도주를 증류해서 만든 술로 겉보기에는 소주처럼 투명하지만 포도향이 가득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B2홀에서 2010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가 열렸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사)한국전통주진흥협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였다. 그동안 국내 술 품평회는 농림수산식품부, 국세청 등에서 각각 주관해왔으나 이번 품평회부터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중심이 돼 마련했다.

주최측에선 전시관과 우리 술 이야기 주제관, 복원 전통주관, 비즈니스관, 한식관이라는 6개 주제로 꾸몄고, 우리 술 시음회와 칵테일 쇼, 외국인이 빚은 우리 술 품평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해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생막걸리, 살균막걸리, 약주, 청주, 과실주 등 각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우리 술을 평가해 시상했다. 또 이번 행사에서 입상한 우리 술을 한국을 대표하는 명주로 육성하기 위해 각종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술 품평회 사무국의 김용택 선임연구원은 “우리 술 품평회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맛 향 색상 등이 우수한 대한민국 술을 발굴하여 우리나라 대표브랜드로 선정 육성하고자 계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품평회들이 단지 술에 대한 평가만 했다면 이번 품평회에선 비즈니스 개념을 도입해 품평회 연장에서 유통 바이어들과 즉석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우리 술 품평회에 참여한 술도가는 모두 59곳. 지역 예선을 거친 대표들이다보니 그 자부심도 대단했다.

군산양조공사의 오영숙씨는 “이번 품평회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오씨는 “시음회는 여러 번 거쳤지만 품평회는 처음”이라면서 “좋은 결과를 안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오씨는 “군산의 특산물인 찹쌀보리를 이용한 막걸리를 가지고 왔다”면서 “살균이 어려운 누룩 대신 효소를 써서 만든 술”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품평회에 오신 분들 중 배달 여부를 물어보거나 명함을 받아가는 분이 많다”면서 “이번 품평회가 끝나면 매출이 상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명인주 안동소주에서는 박재서 명인의 며느리인 이용란씨가 품평회에 나섰다. 이씨는 “경북대에서 열린 예선에서 1위를 했다”면서 “이번 품평회는 말하자면 전국 대회인데, 우승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안동소주는 500년 전통기법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품평회에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이씨는 “생각보다 품평회에 온 사람이 많아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많은 분들이 우리 술의 좋은 점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명인주 안동소주는 증류식소주 부문에서 농촌진흥청 청장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주 이강주의 서울지점 이사 조영희 씨는 “생각보다 품평회에 온 사람이 많다”면서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강주는 조선 3대 명주로서 이미 몇 차례 지방 품평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면서 “전통주는 많지만 증류 후에 약재를 넣어 숙성하는 곳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조씨는 “맛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우리 술”이라면서 “일본, 미국, 호주,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전주 이강주는 이번 품평회 결과 리큐르부문에서 농식품부 장관상에 해당하는 장관상을 받았다.


술도가에서 온 참가자들의 열기만큼이나 우리 술 품평회에 온 사람들의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김순권씨(27·남)는 “우리 술이라고 하면 막걸리 밖에 몰랐다”면서 “이곳에서 청주, 과실주, 증류주 등 다양한 술에 대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우리 술이 외국 술과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면서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우리술을 더 아껴야겠다”고 말했다.

김예림씨(23·여)는 “요즘 친구들과 막걸리를 많이 마신다”면서 “우리 술이 점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품평회에 와서 다양한 술을 알았다”면서 “맛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낮다니 더욱 끌린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우리 술로 칵테일을 만드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면서 “우리 술로 만든 칵테일을 여기저기에서 마실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병우씨(63·남)는 “사라지던 우리 술이 다시 부활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젊은 시절에 마시던 술 생각이 난다”면서 “소주, 맥주보다 우리 술이 훨씬 우리 입맛에 맞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복원전통주관에서 우리 술 만들기를 재현하는 것을 보고 “그렇지, 저렇게 만들어야 진짜”라면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일곱 가지 분야로 나뉜 품평회에서는 대상 수상작이 7개 나왔다. 생막걸리 부문에서는 ‘미담’이, 살균막걸리 부문에서는 ‘구암대추막걸리’가, 청주·약주 부문에서는 ‘금산인삼주’가 상을 받았다. 또 과실주 부문에서는 ‘머루드서’, 증류식소주 부문에서는 ‘화요’, 리큐르 부문에서는 ‘이강주’, 기타술 부문에서는 ‘옥선주’가 각각 대상을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8월 5일 시행된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대한 법률’ 덕택에 매년 품평회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 나은 품평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놓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면서 “내년부터는 7가지로 나눈 술의 분야도 보다 세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품평회에서 수상한 술들은 앞으로 한식 세계화와 연계해 각종 국내외 행사의 건배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우리 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어느 술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우리 술. 우리 술 품평회에 온 사람들에게 우리 술은 더 이상 먼 곳에 있는 술이 아니었다. 우리 농산물로 빚은 우리 술이 우리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길 바란다. [정책포털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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