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장애인분들이 콜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졌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가장 즐겁습니다. 이때 콜택시 운전 자원봉사에 나서는 보람도 느끼며 절로 힘이 납니다.”

서울시설공단 총무회계처 박정수 과장의 이야기다. 공단 직원들은 8월부터 장애인 콜택시 자원봉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설공단 직원, 장애인콜택시 운전 자원봉사
장애인 콜택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중증장애인을 위해 2003년 1월 서울시에서 도입한 콜택시를 말한다.

현재 300대가 1년 365일 24시간 서울 시내와 인천국제공항 등 인접 13개 지역까지 달리고 있다. 요금은 일반 택시요금의 22%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수요보다 운전사가 적어 장애인들은 평균 40~50분 가량 기다려야 했다. 운전사 수는 차량과 같은 300명이지만 주5일 근무제에 맞춰 근무하기 때문에, 평일엔 평균 43대가, 주말에는 평균 136대 이상이 차고를 지키고 있다.


서울시설공단 장애인이동지원처 유덕성 지원팀장은 “그동안 장애인콜택시 이용고객은 차량을 기다리는 시간, 즉 대기시간이 길어 무척 불편했다”며 “지난 6월 취임한 이용선 이사장이 개선해보자고 나선 이후 휴무차량을 최대한 가동하자는 제안이 뒤따랐다”고 말했다.

이에 공단에선 주말과 공휴일엔 장애인콜택시 업무를 맡고 있는 공단직원들이 자원봉사로 휴무차량을 운행하고 평일엔 파트타이머 운전기사를 고용하기로 했다.

장애인콜택시 대기시간 30분 이내로
공단노사는 장애인콜택시 대기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7월말부터 8월말까지 한 달 동안 1종 보통이상 운전면허를 가진 공단 직원 630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 결과 8월에만 총 126명이 등록했다.

이들은 돌아가며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하루 평균 20명이 참여하는데, 2인 1조가 돼 10대를 운행한다. 한 사람은 운전을, 다른 한 사람은 장애인 승하차 보조 등을 전담한다. 봉사자들은 낮 12시부터 운행에 필요한 안전 및 장비취급교육을 받고 오후 1시부터 다섯 시간 동안 차량을 운행한다.


구체적인 성과는 한 달 만에 나타났다. 8월부터 9월 5일까지 직원 160명이 주말에 자원봉사를 한 결과를 보면 주말 평균 대기시간은 43분에서 34분으로 9분이 줄었다. 주말이용객도 하루 2300명으로 약 200명이 늘었다.

유 팀장은 “자원봉사 노력이 승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공단 이미지도 좋아졌다”며 “자원봉사자들이 익숙해지면 대기시간이 줄고 혼자 운전할 수 있게 돼 운행차량이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평일에는 파트타이머 운전기사 39명을 채용하면서 이전보다 대기시간을 44분에서 29분으로 15분이나 줄였다. 단번에 대기시간 30분 이내라는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탑승률도 3.9% 늘어난 85.8%로 늘었다.

쉬는 날이지만 운전 자원봉사에 보람 커
공단 상수도관리처 정종석 팀장은 “지난 8월말 주말에 운전 자원봉사에 나섰는데 ‘직원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줘 고맙다’는 이용고객의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한 달 한번은 자원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8월에만 3번 봉사했다는 박정수 과장은 “하루 평균 4회 정도 손님을 모셨다”면서 “콜센터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을 배차해주기 때문에 거의 30분 이내에 손쉽게 목적지 손님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관을 찾아 도시락을 배달하고 설거지 봉사를 자주 했지만 운전자원봉사로 장애인을 모시는 색다른 경험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며 “콜택시 운전봉사를 하면서 편찮으신 어머니를 평소보다 더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기시간 계속 줄어들길
공단 직원들은 한 달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대기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4분만 더 줄이면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우려했지만 실제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유 팀장은 “1급 보통 운전면허 소지자들이 거의 자원봉사를 신청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원봉사자가 늘고 반복적으로 봉사에 나서는 직원들이 늘어나면 일반콜택시처럼 대기시간을 30분대는 물론, 10분대로 단축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단은 앞으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일반시민도 장애인콜택시 운전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부디 장애인들이 긴 시간 동안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리는 일이 사라졌으면 한다. [정책포털 이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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