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서울시청이 행정기관으론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전기를 뽑아 쓰는 자가발전설비를 설치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는 시청 조명을 밝히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청 서소문 청사1동 1층에서 서울시 총무과 시설관리팀 국중연 주무관이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행정기관 최초 엘리베이터 자가발전시설 설치
서울시에선 지난 8월 2300만원을 투자해 서소문 청사 1동과 2동에 행정기관 최초로 엘리베이터에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자가발전설비 7대를 설치했다. 이 설비는 엘리베이터 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전기를 활용해 건물의 조명과 동력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시에선 2006년부터 환경 및 대기질 개선 대책을 수립,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턴 공공건물 에너지 합리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시 청사는 태양광발전설비, 수소연료전지센터,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압축천연가스 버스충전소를 갖추게 됐다.

또 올 한해에만 30억원을 투자해 청사 복도 조명을 모두 LED로 교체했고, 변압기와 냉·온수기도 모두 고효율제품으로 바꿨다. 엘리베이터에 자가발전시설을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국중연 주무관은 “엘리베이터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도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전기를 사용하지만 반대로 내리막길에 들어서면 모터에서 전기를 만들어냅니다. 예전에는 이 에너지를 열로 방출했지만 지금은 역사의 조명과 난방용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우리도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다시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엘리베이터 자가발전시설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전기 얻어내는 원리
국 주무관의 설명에 따르면 엘리베이터는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 모두 전기를 생산한다. 모터를 돌려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도르래에 걸린 로프 한 쪽에 엘리베이터가, 반대쪽에 균형추가 걸린 구조로 돼 있다. 균형추의 무게는 텅 빈 엘리베이터의 1.5배라고 한다.

그래서 엘리베이터가 만원일 때에는 균형추보다 무거워 내려가려는 힘이 강하고, 엘리베이터가 만원이 아닐 때에는 균형추보다 가벼워 올라가려는 힘이 강하다. 지금까지는 이 에너지를 모두 열로 방출했는데, 자가발전시설에선 이 에너지로 전기를 만든다.


국 주무관은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한 전기를 재활용하는 것을 회생전력이라고 부른다”며 “예전에는 기술력이 부족해 이런 에너지를 활용하지 못했고, 오히려 열을 식히기 위해 냉방장치를 가동하는 등 에너지 소모가 컸다”고 설명했다.

유류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두 마리 토끼 잡아
국 주무관은 “시청 엘리베이터는 1일 평균 680회, 6시간씩 주행하는 전력 다소비 설비로 자가발전시설 시제품을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설치 운영한 결과 소비전력의 30% 이상의 전기를 생산했다”고 말했다.

국 주무관은 “엘리베이터 7대에 설치한 자가발전설비에선 연간 소비전력의 35%에 달하는 약 2만㎾h를 생산한다며 “기계설비 발열량이 줄어 승강기 냉방전력도 절감하는데 그 양이 연간 1만2500㎾h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가발전설비를 설치해 생산하고 아낀 전력량은 서울시 청사 1.5개층 형광등 424개를 1년 동안 밝힐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국 주무관은 “이 효과를 유류 절감량으로 따지면 연간 8000여ℓ를 절감하는 셈인데, 이는 2000㏄급 자동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150회 왕복할 수 있는 양”이라며 “연간 감축하는 온실가스는 1만4000㎏인데, 20년생 잣나무 21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자투리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를 줄인 셈이다.


에너지 절약 노력에 시민고객 반응 좋아
민원실에 들른 신재훈씨(44·서울 독산동)는 “엘리베이터에서 전기를 뽑아 쓰다니 신기하다”며 “엘리베이터 운행을 줄이는 등 전력을 아끼는 마당에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직원 장경임씨는 “공공기관 엘리베이터가 앞장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은 시민고객에 대한 신뢰를 쌓는 일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참에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걷는 캠페인도 온실가스 저감차원에서 펼쳤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끝으로 국 주무관은 “서울시는 앞으로도 친환경 에너지시설을 적극적으로 도입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자가발전설비는 화석연료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에너지 절약이 살 길인 점을 감안할 때 공공기관의 이 같은 조치는 환영할 일이다. 이런 에너지절약 노력이 널리 퍼지길 기대해본다.[정책포털 이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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