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원탁대화', SBS 방송…게시판 '비공개' 논란, '소통부재' 비판 제기

지난해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과의 대화'에 나섰던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저녁 SBS와 전국 민영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대주제를 놓고 국민들과 두번째 대화의 장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특집방송을 통해 국정책임자로서의 진솔한 모습과 집권 2년차에 따른 청사진 제시, 경제난 해결 방안 등을 놓고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방송을 하루 남겨놓은 시점에서 조차 이른바 '일방통행'식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각종 현안을 놓고 여야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일방적 정책 홍보 자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가 하면, SBS가 마련한 '시청자 질문 게시판' 마저 비공개로 처리해 누리꾼들로 부터 거센 비판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야당에게도 공정한 방송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누리꾼들도 이 대통령과 SBS 측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소통부재'를 꼬집고 나섰다.

■ MB, 김석기 거취 표명 안할 듯…'경제문제' 위주로 대화

30일 밤 10시 부터 약 90여 분 간 방송될 예정인 이번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 문제와 최근의 '용산 참사' 까지 각종 정국 현안 등을 놓고 패널들과 질의 형식의 대화를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집권 2년차의 구상도 제시할 계획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용산 참사에 대한 입장과 지난 19일 단행된 개각 설명, 이른바 'MB 개혁법안', 4대강 살리기 사업, 미국 오바마 정부 출범에 따른 한미관계 재설정과 남북관계 등 현안이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국 최대 현안인 '용산 참사'와 관련해 안타까움을 표하는 유감 수준의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거취와 관련해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언급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원탁대화를 계기로 이 대통령이 임기초반 국정혼란을 모두 제거하고 경제 살리기를 위한 국정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올 한 해를 위기 극복과 도약의 시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SBS 측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패널들과 원탁에 둘러앉아 '경제살리기', '국민통합', '리더쉽'에 대해 격의없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형민 SBS 논설위원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토론에는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와 조국 서울대 법학부 교수, 김민전 경희대 학부대학 교수 및 탤런트 박상원씨 등 4명이 패널로 참여한다.

■ 민주, 반론권 촉구…"라디오에 이어 TV까지 일방적 목소리..."

하지만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대화 방식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야당의 반론권을 촉구하고 나섰다. 각종 현안을 놓고 여야 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을 감안했을때, 야당이 빠진 '국민과의 대화'는 정책 홍보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재 여러가지 현안이 있고, 여야의 정책노선과 철학 차이가 외적인 갈등으로 자주 드러나는 만큼, 야당에게도 공정한 방송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 대변인은 "라디오에 이어 TV 까지도 대통령이 임의대로 출연하고 일방적인 목소리만 국민들에게 들려준다면 그것은 공정치 않은 것"이라며 "야당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SBS '시청자 게시판' 논란, 모든 글 비공개 처리…"이런게 소통이냐"

이런 가운데, SBS가 "대통령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으로 마련한 시청자 게시판 역시 성토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넘어, 게시글을 '비공개'로 처리하면서 '일방통행'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


앞서 SBS는 자사 홈페이지에 이번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29일 정오 부터 누리꾼들로 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다섯 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 현재,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50여개에 불과하나,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도배됐다.

이 역시 제목만 보여지게 했을 뿐, 글의 내용은 작성자와 관리자만이 볼 수 있도록 처리, '국민과 대화를 하겠다'고 나선 이명박 대통령의 의도를 무색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현재 SBS는 당초 제목만 보여지게 처리한 것을 넘어, 로그인을 하더라도 본인 글 이외에는 어떠한 글 조차 볼 수 없게 처리했다.

"너만 읽으면 된다 이거야? 이것도 소통이냐?" (마상재)

"대통령님~ 제발 존경할 수 있게 행동하시길~" (박정임)

"제발 부탁이니.. 국민뜻대로 하세요" (임석호)

"1% 강부자 고소영 영포정권을 보노라면 역겨움이" (정영균)

"조회도 안되고 추천은 당연히 안되고 귀를 열고 듣겠(다는 것이냐)" (이재을)

"장담하신 주가 3000천 임기안에 안가면 감옥갈 생각(은 없으신지요)" (김학만)

"댓글은 못달게 하더라도 글은 읽을수 있게 해주세요" (임원택)


한편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TV 토론회에서 '용산 참사'와 관련해 진솔한 의견을 표명할 것이지만, 토론은 토론이고 거취는 거취다. 아직까지 (김석기 내정자 거취와 관련) 미풍도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진상규명이라 함은 검찰의 발표가 가장 중요한 뼈대이지만 꼭 그게 다라고 볼수는 없다"며 "검찰 발표도 전체적인 진상규명의 일부로 완결판이라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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