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오늘 우리는 잠자리 모형을 만들어볼 거예요. 이렇게 무게중심을 생각하면서 만들면 잠자리가 쓰러지지 않아요.”
“신기해요. 어떻게 만든 건가요?”
“그럼 우리 함께 만들어볼까요?”

9월 5일 서울 월드컵공원 서울과학축전 행사장. ‘잠자리와 소금쟁이의 무게중심’이라는 체험부스에서 체험을 진행하는 중학생들이 또박또박 무게중심에 담긴 과학 원리를 설명하고 있었다.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교육청이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들은 발명·수학·항공·로봇·로켓마당 등 12개 마당의 과학체험부스에서 콩나물로 종이 만들기, 헬륨 가스 체험하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또 주변에서 보기 힘든 파충류, 민물고기 등을 직접 관찰하고, 영화 속 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과학 강연을 들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직접 부스를 운영해 관심을 끌었다.


서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에서 운영한 ‘갈릴레이 온도계’와 ‘잠자리와 소금쟁이의 무게중심' 부스에는 지도교수와 대학생 뿐 아니라 중학생 8명이 나와 부스를 찾은 학생들의 과학체험을 돕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교대 홍영식 과학교육과 교수가 지도한 과학영재반에서 만나 지금까지 과학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스를 운영하는 원승환군(중학교 2학년)은 “과학축전을 한다고 해서 과학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자원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원군은 “평소에 과학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과학이 재미있다는 것을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군이 진행하고 있던 체험은 ‘무게중심을 이용한 잠자리 모형’이었다. 철사와 고무찰흙, 스티로폼 공을 이용해 손끝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떨어지지 않는 잠자리 모형을 만드는 체험이었다. 무게중심이 앞쪽에 쏠릴수록 잠자리 모형이 손 위에서 균형을 잡기가 쉽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원군은 “이 잠자리 모형은 무게중심을 이용한 것"이라면서 “체험하는 학생들은 직접 모형을 만들면서 무게중심을 이용한 균형을 직접 맞춰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저와 친구들이 쉽고 간단하게 무게중심의 원리를 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에 필요한 철사를 자르던 고광욱군(중학교 2학년)은 “과학자가 꿈”이라고 말했다. 고군은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만, 부스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온도계를 만들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힘이 난다”며 “과학축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학의 즐거움을 경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잠자리 모형의 몸통이 될 작은 스티로폼 공에 철사를 고정할 곳을 찍던 조현재군(중학교 2학년)은 “과학축전에 와본 적은 있지만 직접 부스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솔직히 생각보다 부스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통해 더 과학과 친해진 느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조군은 이어 “어린 아이들에게 과학의 원리와 즐거움을 소개할 수 있어 뿌듯하다”면서 “이번 축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스에선 ‘갈릴레이 온도계’를 만드는 체험도 진행했다. 이는 높은 온도에서 공기가 팽창하고 낮은 온도에서 수축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온도가 올라가면 온도계 공기층이 팽창해 눈금이 내려가고, 온도가 내려가면 온도계의 공기층이 수축해 눈금이 올라간다. 아이들은 빨간색과 노란색, 초록색 중 좋아하는 색의 물로 색깔물 눈금을 만들었다. 이 체험은 축전 시작 30분만에 모든 예약이 끝났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학생들이 운영하는 과학체험교실은 다른 부스보다 유난히 초·중·고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교실에서 하는 딱딱한 실험 대신 재미있는 체험을, 어려운 과학 용어가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인 이지석군은 “직접 체험하면서 배우니까 과학이 재미있다”면서 본인이 만든 콩나물 종이를 보여줬다. 이군은 “솔직히 평소에 과학을 싫어하는데 과학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면서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한 재미있는 과학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군은 “선생님이 설명해주실 때에는 잘 몰랐던 것을 또래 친구가 설명해주니까 더 쉬웠다”면서 “저 친구들처럼 과학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인 윤서영양은 “이번이 세 번째”라면서 “올 때마다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잠자리 모형을 만들었다는 윤양은 “처음에는 따라 해도 잘 되지 않아 속상했는데 저기 있는 친구들이 도와줘서 잘 완성할 수 있었다”면서 “잠자리의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 어려웠지만 완성한 것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김은희양은 “과학 체험이라고 해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미있다”고 말했다. 김양은 “방금 종이를 잘라서 내가 어느 위치에 있든 나를 바라보는 착시 모형을 만들었는데 너무 신기했다”면서 “초등학교 때 이후로 과학이 싫기만 했는데, 여기에 오니까 다시 과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스를 운영한 학생들을 지도한 서울교대 홍영식 교수는 “아이들이 먼저 자원해 부스 운영에 참가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함께 과학을 공부한 아이들이 꾸준히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대견하다”면서 “중학생이지만 과학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어른 못지않다”고 말했다.


과학축전 담당자인 서울시 교육청의 전진극 장학사는 “참여하는 학생들의 경우 충분히 내용을 숙지하고 올 뿐만 아니라, 어른들보다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한다”며 “학생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부스에 찾아온 분들의 호응도 높다”고 설명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과학축전에는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로 발디딜 곳이 없었다. 각 부스마다 길게 줄을 선 아이들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 이처럼 과학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한 우리 나라 과학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정책포털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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