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500원에 티셔츠 두 장 드려요.”
“보고 가세요. 싸게 드릴게요.”

9월 5일 서울 한강양화공원. 자원사랑 나눔실천 한마당축제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정부기관의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 돕는데 사용
이날 행사는 환경부와 자원순환의 날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폐기물협회가 주관한 것으로 나눔장터와 재활용체험이 중심이었다.
나눔장터에는 시민 58가족과 환경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 34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중 정부기관의 나눔행사 수익금은 100% 소년소녀가장 등 생활이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한다고 한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폐기물협회 박찬호 사무국장은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기념해 자원절약과 재활용의 필요성을 알리고 녹색생활 실천 운동과 나눔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팔고 남은물건도 모두 기부할 겁니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의 기증을 받아 나눔장터에 참여했다. 옷가지, 농구공, 족욕기 등 가장 많고 다양한 물건을 가지고 나왔다. 일일 상인으로 온 직원들은 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싸요. 보고 가세요”

공사 매립관리실 오일균씨(45)의 얼굴은 33℃를 웃도는 무더위 탓인지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입가엔 웃음이 가득했다. 폐자원을 에너지로 바꾸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을 하는 공사에선 지난해 1회 행사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안 입는 옷이나 안 쓰는 생활용품들은 각 가정이나 아파트 재활용품으로 처리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나눔장터에 가지고 나와, 필요한 이들에게 싸게 팔 수 있으니 즐겁다”며 “미처 팔지 못한 물건은 아름다운 가게에 전부 무상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에선 물건을 산 시민들에게 매립지 메탄가스를 활용해 하우스에서 재배한 허브화분을 나눠주며, 자원순환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아이를 보니 계속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날 행사에는 시민들도 나와 물건을 팔았다. 두 아들 황덕수군(초2)과 황경찬군(7)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미경씨(41·여)는 아이들이 입지 못하는 옷과 안 쓴 공책,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팔고 있었다.


김씨는 “이런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 물건을 팔면, 아이들에게 경제교육도 되고 자원재활용이 왜 필요한지, 자원을 왜 아껴써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나눔장터를 준비하면서 큰 아이가 ‘이 장난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 친구가 와서 사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가격과 질이 단연 최고예요”
물건을 사러온 시민들의 얼굴은 밝았다. 질 좋은 상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아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은 소현정씨(37 ·여)는 손에 묵직한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1000원짜리 아이들 옷 5벌과 가방, 자전거 헬멧 등 여러 개를 샀지만 총 2만원밖에 들지 않았어요. 값이 싸기도 하지만 깨끗하게 세탁해서 그런지 질이 좋은 것 같네요. 많은 재활용 장터를 다녀봤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단연 최고예요. 브랜드들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종류도 다양한 것 같아요.”

빨리 알았더라면 아이들이 못 입는 옷을 챙겨서 참여했을 것이라던 그녀는 “아이들 책이 많이 나왔다는데, 얼른 사러 가야 한다”고 서둘렀다.

“‘나눔장터’ 서울에서 부산까지”
많은 시민들이 나눔장터를 찾아 자원순환에 한 몫 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불우이웃을 돕는데 수익금을 내놨다. 이날 하루 동안 정부기관과 개인 참가자 15명이 기부한 돈은 약 500만원에 달했다.

한국폐기물협회에선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더 많은 곳에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협회의 박찬호 사무국장은 “내년부터 9월 6일을 기점으로 전국적인 행사로 추진하기 위해 지방정부에 협조 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서울에서 열린 메인 행사 또한 지방을 순회하면서 지방 곳곳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눔장터는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친환경 재래시장이었다. 90년대의 ‘아나바다’ 운동에 이어 ‘나눔장터’ 운동이 일어 녹색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정책포털 남라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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