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이 뇌중풍과 일과성 뇌허혈발작(뇌 혈류장애로 인해 일시적으로 뇌중풍과 비슷한 증상이 수십 분간 계속된 후 회복되는 것)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에서 발간하는 의학저널 <뇌중풍(Stroke)> 8월호에서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 연구팀들은 379명의 뇌중풍/일과성 뇌허혈발작 환자와 758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비만의 각종지표와 뇌중풍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본 연구에서 일반적인 비만지표인 체질량지수(BMI, 자신의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는 신체활동량, 흡연, 고혈압, 당뇨병 등의 관련 변수들을 통제한 후 분석을 시행한 결과 뇌중풍 발생과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복부비만을 반영하는 허리-엉덩이 둘레비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을 모두 통제한 후에도 뇌중풍과 일과성 뇌허혈발작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허리-엉덩이 둘레비로 연구 대상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복부비만이 심한 군은 낮은 군에 비해 뇌중풍 발생 위험이 7.7배나 높았다. 이 결과는 허리둘레, 허리둘레-신장 비를 가지고 분석한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비만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심장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며 대규모 연구 결과 심장병 발생 위험은 체질량지수(BMI)보다 허리-엉덩이 둘레비가 연관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즉 체중계 눈금보다 허리둘레가 심장병 위험을 더 잘 예측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뇌중풍의 경우에는 이와 관련된 연구가 충분치 않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연구 책임자인 하이델베르그대학의 윈터(Winter) 박사는 “체중보다 복부비만을 반영하는 지표가 뇌중풍이나 일과성 뇌허혈발작의 위험을 더 잘 반영하므로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허리둘레 등 복부비만을 반영하는 지표로 비만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만치료 전문의 박용우 박사(리셋클리닉 원장)는 “우리나라의 경우 체질량지수는 정상이지만 내장지방이 과다축적된 ‘저근육형 복부비만’ 환자가 특히 많으므로 심장병이나 뇌중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중계 눈금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허리띠 구멍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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