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서울의 중심, ‘종로’를 통해 서울의 근현대사 재조명

[(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6·25전쟁 60주년, 4·19혁명 50주년, 강남개발 40년을 맞아 서울반세기를 정리하고 종합하는 차원에서 600여 년 동안 서울의 중심으로 자리하여 온 종로를 주제로 한 ‘종로 엘레지’ 전을 오는 8.13(금)부터 10.3(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600년 서울의 중심, ‘종로’를 통해 서울의 근현대사 재조명>

광화문에서 동대문까지 2.8km의 종로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로 종루(鐘樓)가 있어 ‘종로’라고 하였다.

종로는 조선시대 종루와 운종가 시전이 있던 생활의 중심지로, 개화기에는 전차가 다니는 신문물의 1번지로, 일제강점기에는 탑골공원에서 3·1독립운동을 한 민족저항의 중심지로, 해방 이후 1960, 70년대에는 다방, 극장, 선술집, 출판사, 서점 등이 즐비한 대중문화의 중심지로 자리하여 왔다.

1970년대 서울의 시역이 급속히 확장되고 1980년대 들어 강남이 부상하면서 종로는 더 이상 전성기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었다. 구매력을 가진 고객은 강남으로 떠나고, 젊은이들은 신촌 등지로 분산되었다. 화신백화점, 르네쌍스다방, 종로서적은 사라지고, 학원과 출판사들도 강남이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하여 종로는 서울의 유일한 도심에서 여러 도심의 하나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지금도 서울사람들은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며 한 해를 시작하고 마무리 한다. 그런 점에서 종로는 유일한 도심은 아니지만, 여전히 서울의 중심으로서 역사성과 상징성이 짙게 배어 있다.

따라서 종로의 변화과정이나 각각의 장소에 대한 탐구는 서울의 역사에 대한 이해로 확장될 수 있다.

서울반세기종합전의 첫 번째 전시로 ‘종로’를 주제로 한 것은 서울의 중심, 종로를 통하여 서울의 성장과정을 조명하기 위함이다.

<종로의 명소 르네쌍스다방, 청일집, 세운상가, 보령약국 등 복원>

‘종로 엘레지’전은 종로의 변화과정과 각각의 장소가 갖는 역사성과 공간적 특성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종로 거리와 주요 장소를 전시실에 재현하고, 세트, 영상, 사진, 생활자료 등 다양한 연출 방법을 동원하여 전시하였다.

해방 이후 1980년대 중반까지 당시 문인, 예술가, 젊은이들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였던 ‘르네쌍스다방’, 관철동 주단거리를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종로양복점’과 ‘보신&준(옛 보신주단)’, 종로 3가 피카디리극장 앞 유명 영화배우들의 핸드 프린팅 동판이 설치되어 있었던 ‘스타광장’, 우리나라 전자산업, 오락게임의 메카 ‘세운상가’, 종로 5가 약국거리의 대명사 ‘보령약국’ 그리고 종로의 배후지라고 할 수 있는 ‘창신동 봉제공장’이 1960,70년대의 모습으로 재현되었다.

60년 이상 청진동 골목을 지켜오다 재개발의 열풍에 밀려 올해 2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 청진동 선술집의 대명사 ‘청일집’은 옮기기 직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시실에 복원되었다.

또한 전자상가의 대명사 ‘세운상가’ 코너에서는 개인용 게임기의 변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40여종의 게임기와 만화가 김수정의 ‘쩔그렁 쩔그렁 요요’의 원화 등도 전시되었다.

이외에도 ‘종로’하면 빠질 수 없는 화신백화점, YMCA, 낙원상가, 탑골공원과 종묘공원, 광장시장, 동대문시장, 지하철 1호선에 관한 설계도면, 관련 자료,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종묘광장 문화유적 조사과정에서 떠온 3.6M 높이의 토층은 다른 근현대 전시물과 함께 종로의 깊은 역사를 보여준다.

<종로의 상가, 기업, 종로 관련 자료 개인소장자, 전시에 참여>

한편,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과 종로에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 온 상가와 기업들, 그리고 종로의 역사를 간직하고 기록하고 있는 개인과 기관의 협업을 통해 전시가 이루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청일집의 경우 이미 지난 2월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청진동 시절의 옛 물건들을 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또 종로양복점, 보신&준, 보령제약에서는 각 기업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이번 전시에 출품하였으며, 귀금속상가의 공방에서는 보석제작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들을 출품하였다. 그 외 국립예술자료원에서는 ‘르네쌍스다방’ 과 관련된 자료를 일괄제공 하였으며, 시민단체 ‘문화우리’에서는 그동안 기록한 낙원상가, 세운상가의 사진자료를 제공하였다. 판화가 김상구씨는 르네쌍스다방을 담은 판화 한 점을 출품하였고, 전국재씨(전택부 전 YMCA사무총장의 유족)는 YMCA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사진자료를 출품하였으며, 아기공룡둘리의 만화가로 잘 알려져 있는 만화가 김수정은 ‘쩔그렁 쩔그렁 요요’ 만화 원화를, 그리고 개인수집가 홍순욱은 40여종의 게임기를 출품하였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는 많은 분들의 참여와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서울 근현대사 정리,‘가까운 과거’에 대한 소중함 깨닫는 계기로>

이번 ‘종로 엘레지’전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는 종로에 대한 오랜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학생들에게는 종로의 역사와 가치, 아울러 서울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서울시민들과 함께 서울반세기를 되돌아보고, 우리의 ‘가까운 과거’에 대한 소중함과 이에 대한 보존과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는 8월 12일(목) 오후 3시에 개막하여 시민들에게는 8월 13일(금)부터 10월 3일(일)까지 공개되며, 지난 7월 15일부터 시행된 서울역사박물관 입장료 폐지에 따라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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