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우들우들 떨리네요. 실제로 전차가 포를 쏘는 걸 보다니….”

K1전차들이 포를 쏘는 모습을 본 김인애씨(22·여·경기도 용인시)가 놀란 눈을 토끼처럼 동그랗게 떴다. 표적지가 있는 산 쪽에서 지축을 울리는 큰 소리가 나더니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났다.

포 소리에 놀란 가슴을 다 쓸어내리기도 전에 오른쪽 뒤에서 나타난 육군항공대 500MD 헬기 3대가 상공을 가르며 나타나 기관총 600발을 지상 표적에 쏟아 부었다.


눈앞에서 보는 실제 훈련
이곳은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육군 승진훈련장. 포천시는 8월부터 1895만㎡ 규모인 이곳에서 벌어지는 공지 합동훈련을 관광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8월 4일 최초로 훈련장면을 일반인 1000명에게 공개했다. 관람객들은 전망대에 앉아 전투기, 헬기, 전차 등이 실제로 움직이며 사격하는 광경을 1시간 동안 생생하게 관람했다.

이날 훈련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하는 전체 일정 중 3일째 훈련이었다. K1전차 2개 중대 20대가 공격헬기와 포병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적 전차와 장갑차를 격멸하는 상황을 실전처럼 진행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현재 육군 5군단 제8보병사단이 관리하고 있는 이곳은 단일 훈련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대대급 부대가 공지합동훈련을 실시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훈련장이라고 한다. 육군과 공군은 물론, 미군도 이곳에서 기동훈련 등을 해오고 있다. 그 기간만 연간 40주 이상이다.


국내 최초 군사훈련 개방
포천시는 지난해 11월 육군 8사단과 양해각서를 맺고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훈련장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규모 화력시범에 일반인을 초대한 적은 있지만, 순수하게 일반인의 안보견학만을 위해 개방하기는 처음이다.

참관 계획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포천시 문화체육관광과 이경재 담당자는 “산정호수 주변 관광단지 상인들이 최초 아이디어를 냈다”며 “관광과에서도 과연 가능할까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난색을 표하던 군이 훈련장만이 아니라 포천시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함께 하겠다고 입장을 바꿔 1년 6개월간의 협상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포천시는 사격장 면적만으로도 구리시보다 큰 군사도시죠. 발상을 전환해 군사도시라는 단점을 관광자원으로 살리고자 세계 최초로 훈련장을 관광상품으로 개방했어요. 군이나 시에서 가져가는 것은 없습니다.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한편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안보교육장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학교 수학여행이나 기업체 연수를 많이 유치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포천시가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날 훈련을 설명한 8사단 82전차대대장 안익대 중령은 “군의 달라진 모습을 보시고 우리군을 더욱 신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번 견학 프로그램이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이고 지역 사회 발전에 군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주민들
훈련이 끝나자 관람객들은 군에서 준비한 K1 전차, K200 장갑차 등을 둘러보며 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대학생 이현지씨(21·여·경남 창원시)는 “씩씩한 군인들을 보니 든든하고 멋있긴 한데 더위에 고생이 많다”며 “동년배로써 건강하게 군생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따라 왔다는 손수민군(서울 원명초 5)은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K1 전차 가격이 K200 장갑차보다 10배나 더 비싸다니 놀랍다”며 “가격 차이가 무엇 때문에 나는지 더 자세히 알고 싶고 나중에 군인이 돼 진짜로 몰아보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산정호수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현수씨(52·경기도 포천시)는 “군사시설이 많아 지역개발이 안 된다고 불만도 많았는데 이번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지 않겠냐”며 희망 섞인 소감을 말했다.

포천토박이라는 송규광씨(68)는 “군사시설이 많아도 포천시엔 고속도로, 기차역 하나 없다”며 “사업이 성공해 지역이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시와 군이 협력해 만든 안보여행상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훈련장에 온 김에 아름다운포천의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간다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참관을 원하면 참관일 전주 화요일까지 안보견학 주관업체인 현대아산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포천 승진훈련장(www.go4peace.co.kr)을 참고하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정책포털 박경숙 기자]

관광문의 : 포천시청 문화체육관광과 031-538-2034, 2067
현대아산 승진훈련장 운영팀 02-3669-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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