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한부모 가족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바뀌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해요. 그러다 보니 계속 움츠러들고, 결국 주변에 교육정보를 나눌 만한 이웃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려야 했어요.”

5년 전, 이혼으로 싱글맘이 된 이모씨(39·여)는 고민이 많다. 내년에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교육정보를 나눌 이웃이 없어 또래에 비해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에서다.

이씨는 “고민은 많지만 어딜 가나 한부모 가족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 같아 상담할 곳도 마땅치 않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며 “마치 사회적인 관계망이 단절된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행복한 한부모 가족 만들기
이러한 고민은 이씨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한부모 가족이라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겪는 고민이다. 한부모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서울 성북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특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매주 토요일 고려대학교 라이시움 119호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부모 가족 통합서비스’ 프로그램이다.


한부모가족 통합서비스는 한부모의 자립이나 자녀 교육에 대한 조언을 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자신 있고 행복하게’라는 슬로건에 따라 ▲교육 ▲상담 ▲문화체험 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성북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박경은 담당자는 “한부모는 수입노동과 자녀양육 등 다양한 역할을 혼자서 도맡아 하면서 역할 과중이나 시간 부족 등의 문제를 겪는다”며 “또한 한부모 적응과정에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한 기분에 빠질 수 있는데,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부모가 되는 지름길은 ‘놀이’
5회째인 7월 17일 프로그램의 주제는 ‘부모로서 효능감 기르기’였다. 지금까지는▲한부모로서 겪는 어려움들을 털어 놓기 ▲부모 역할 점검 및 의사소통 중요성 인식 ▲책임감과 훈육과 같은 한부모의 역할과 자세를 배웠다.

강사로 나선 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전춘애 박사는 강의에 들으러 온 한부모 10명에게 “그 동안 혼자 끙끙 앓았던 여러분의 고민, 함께 대화하며 풀어나가 보자”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자 한부모들은 저마다 감춰왔던 고민들을 하나 둘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부모사랑을 덜 받는다는 느낌을 가질까봐 걱정입니다.”
“한부모 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다 보니 또래 사이에서 상처를 받거나, 성격이 비뚤어지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고요.”

전 박사는 “한부모들의 근본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로서의 효능감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전 박사는 그 방법으로 가족활동이나 가족모임을 하면서 관계를 증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자녀와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수록 소통의 기회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활동으로 ‘머그컵 만들기’를 알려주기도 했다.

“부모의 사랑을 알려주세요”
전 박사는 자녀 성격 형성 문제를 고민하는 한부모들에게 부모의 사랑을 알려줄 것을 권했다.

“자녀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 부모의 사랑과 좋은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신적인 충족감과 안정감이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든답니다. 자녀들의 정신적인 충족감과 안정감이 한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일 겁니다, 맞지요?”

한부모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전 박사의 조언을 꼼꼼하게 메모했다.

전 박사는 “자녀들의 정신적인 충족감과 안정감을 위해선 적절한 교육과 훈련으로 자녀의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작거나 큰 목표를 정해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성취를 이뤄내면 자녀의 자기효능감이 커질 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신뢰도 역시 커질 수 있다고 한다.

전 박사는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구체적인 기술”이라며 “잘 익히고 실천해서 부모와 자녀 관계를 개선하고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 여러분이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아빠가 없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가족활동 생각 못했네요”
한 여성 한부모는 “아빠와 엄마가 있는 집에서 물놀이 가고 놀이공원 가는 것만 가족활동이라고 생각해서 아이와 가족활동이라는 것을 따로 계획해 본 적이 없다”며 “집에서도 만들기 등을 통해 가족으로서 활동을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엄마도 그랬어요? 지금껏 나만 그렇게 살아온 줄 알았는데.”
“그러게, 아이한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막상 가족활동 같은 부분은 아이 아빠가 없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생각도 못 해봤어요.”

이렇듯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부모 가정 부모들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이야기들이며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공감대 형성도 하고 양육 정보도 나눴다.

또다른 한부모는 “비슷한 처지인 이웃들과 자녀 교육 문제는 물론, 소통과 양육방식에 대한 정보 교류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져 한부모 가족의 생활에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행복의 기준은 ‘구성’이 아닙니다”
성북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박경은 담당자는 “이번 프로그램이 한부모로서 겪는 어려움을 털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부모 가족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담당자는 이어 “사실 가족 행복의 기준이란 그 가족이 어떻게 구성돼 있느냐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양한 가족들이 점차 증가하는 오늘 날 한부모 가족들이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7월 24일 ‘한부모 가족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와 재혼준비 교육’으로 끝난다. 하지만 센터에선 8월부터 11월까지 ▲상담 ▲교육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한부모 자녀들과 함께하는 멘토-멘티 연계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가족의 구성과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한부모 가정에서부터 다문화가정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다. 담당자의 말처럼 가족행복의 기준이란 그 가족이 어떻게 구성돼 있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가정의 행복은 구성원들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정책포털 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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