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버스 안에 책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요. 집근처에 도서관이 없어서 책을 마음 놓고 읽을 수 없었는데, 집 앞 버스 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서울 중랑구 면목동 한신아파트 앞 ‘책 읽는 버스를 찾은 이선우군(7)의 이야기이다. 이군은 “저번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책 읽는 버스를 찾았다”며 “매번 올 때마다 버스 안에 새로운 책이 있어 많이 읽고 간다”고 말했다.

“집 앞에 책 읽는 버스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밖으로 나갔어요. 도서관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책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참 좋네요.”


중랑구, 작년에 이어 올해도 ‘책 읽는 버스’ 열어
‘책 읽는 버스’는 서울시 중랑구와 (사)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이하 작은 도서관)이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작은 도서관은 출판쪽 일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으로, 독서를 장려하는 단체다. 이곳에선 정부 보조금과 기부금을 받아 2005년부터 책 읽는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아 지원하고 있는데, ▲전국 각지의 책과 관련된 행사장,▲전국의 학교나 분교, ▲문화혜택이 취약한 지역, ▲어린이집,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에 나간다.

작은 도서관의 김용철 주임은 “현재 전국에 책 읽는 버스를 총 3대운영하고 있는데, 경기도, 강원도를 비롯한 중부지방에 한 대, 충청도지방에 한 대, 전라도 지방에 한 대”라며 “지방이나 산간에 사는 사람들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책 읽는 버스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책을 접하게 해주는 것이 책 읽는 버스의 목표이자 취지”라고 말했다.

"지방에 살거나 책을 많이 못 접하는 아이들은 저희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요. 도서관이 한 곳도 없는 마을은 이 버스만이 유일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마중 나온 어린이들을 볼 때마다 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중랑구에는 지난해부터 오고 있는데, 올해에는 6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마다 한신아파트 앞을 찾았다. 중랑구청 가정복지과 이주희씨는 “지난해 서울시 여행(女幸)프로젝트 아이디어 회의 중 여성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부족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동도서관을 운영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중랑구에는 이동도서관을 운영하지 않아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에 의뢰해 지원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여성들은 버스 안에서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며 “지난해 중랑천에서 책 읽는 버스를 시범운영 했을 때, 어머니와 아이들에게 평판이 좋아 이번에도 책 읽는 버스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처음으로 책 읽는 버스를 찾았다는 정민혁군은 “버스 안에 이렇게 많은 책이 들어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정군은 이어 “항상 책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집 앞에서 이렇게 많은 책을 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인 박미향씨는 “집으로 가는 길에 책 읽는 버스가 있기에 한 번 들어와 봤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책 읽는 버스는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것 같다”며 “평소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함께 책을 즐길 수 있고, 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군 역시 “다음에도 책 읽는 버스가 온다면 친구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만화책이랑 그림책도 모두 있던데 이곳에서 다 보고 싶어요. 신분증만 맡기면 책을 빌려갈 수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읽고 싶은 책을 빌려가고 싶어요.”


책을 읽고 싶은 누구나 이용가능
중랑구청 가정복지과 강명숙씨는 “신분증만 잠시 책 읽는 버스에 맡긴다면 책 읽는 버스가 끝나기 전까지 책을 빌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민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가능하며, 비용 역시 들지 않으니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으면 합니다. 6월 한 달 동안 책 읽는 버스가 찾아간 후에는 중랑구 내에 큰 행사에 직접 초청해 운영할 예정입니다.”

책을 읽고 싶지만 도서관이 멀다거나, 도서관 자체가 없는 지역에 사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책은 읽고 싶지만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읽는 버스’. 보다 많은 곳을 찾아가길 기대해본다.[정책포털 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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