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삼촌한테 가세요.”

[(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전국 방방곡곡 ‘삼촌’들이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 모였다. 경기 ‘새마을 삼촌’, 충북 ‘그래유 삼촌’, 전남 ‘거시기 삼촌’, 경남 ‘남이가 삼촌’ 등 이름도 다양하다.

삼촌이란 농촌과 어촌, 산촌을 아우르는 말로, 농림수산식품부는 시골의 체험마을을 도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이 같은 캐릭터를 만들고, ‘2010 농어촌 여름휴가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7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린 그 현장에 가봤다.


이번 행사에는 강원 강릉시 한울타리마을, 경북 봉화군 닭실마을 등 전국 농산어촌 체험마을 159곳이 참가했다. 마을마다 고장 특산물을 가져와 관람객들에게 맛보여주고, 여러 체험프로그램을 미리 즐길 수 있게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사회과 이태용 사무관은 “‘농어촌 여름휴가 페스티벌’은 올해로 2회째”라고 설명했다. 그는 “5년간 체험마을을 소개하는 유사행사들이 있었는데, 지난해부터 명칭을 농어촌 여름휴가 페스티벌로 통일하고 캐릭터를 개발하는 등 기획을 추가해 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지난해 관람객이 9만1000여명, 참여 체험마을 100여곳이었는데, 올해는 관람객 11만명에 참여 체험마을 159곳으로 크게 늘어났다”며, “올해 행사가 도시민이나 농어촌 체험마을 양쪽 다 가장 참여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농촌, 산촌, 어촌 체험마을 한데 모여
강원도 횡성 산채마을에서는 목공예 시범을 보여줬다. 마을 홍보도우미로 나온 목공예가 김성수씨는 “산이 많은 강원도에선 해마다 산에 있는 나무를 솎아내는데, 이때 나무가 많이 나온다”며 “요즘 소품이나 가구에 수입목재를 쓰는 일이 많아서 안타깝기도 해, 마을에서 솎아낸 나무로 목공예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희 산채마을은 경관도 좋고, 토속 먹을거리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목공예로 벽시계나 물병 만들기가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친환경 소품인데다가 만드는 재미도 좋아요.”
경기 가평 포도향이 흐르는 마을에서는 마을특산품 와인을 시식하게 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마을측에선 특산품 와인을 비롯한, 농원에서 포도 따기 체험, 잼과 포도향 비누 만들기, 포도 염색 등 포도를 이용한 가족끼리 할 수 있는 체험을 진행했다.

관람객 조숙희씨(40·여)는 “우리나라에도 와인이 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서울에서 가까운 가평에 와인이 나는지 몰랐다”며, “우리 입맛에도 잘 맞다”고 말했다. 그녀는 “포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마을에서 와인도 마시고, 포도 따기를 해도 좋겠다”고 말했다.

“여러 체험 할 수 있는 삼촌으로 오세요”
강원도 속초시 장사마을에선 “번잡한 해수욕장에만 있지 말고, 동해안 어촌마을로 오라”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곳에선 해수욕과 더불어 아빠들이 좋아하는 바다낚시, 7월 24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하는 장사항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 여러 해양문화공연 등을 소개했다.


치즈로 유명한 임실치즈마을에서는 모차렐라 치즈 직접 만들기를 선보였다. 특히 부스에는 치즈의 원료가 되는 산양유를 생산하는 산양을 직접 데려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마을 홍보도우미들은 “산양유로 만든 신선한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임실로, 몸에 좋은 휴가를 오라”며 홍보물을 나눠줬다.

충남 예산군 삼베길쌈마을은 전통 베짜기와 한과 만들기를 시연했다. 마을 대표로 나온 최종분씨(55, 여)는 “지난해 우리 마을에 놀러 오신 한 가족이 우리 집에서 민박을 했는데, 그 뒤로 감자, 된장, 고춧가루 등을 1년째 계속 주문하고 있다”며, “요즘은 서로 안부도 전하는 사이까지 됐다”고 말했다.

“사람들 말이 요즘 시골은 시골이 아니라고 하지만, 정을 나누는 시골은 아직 많아요. 도시사람들도 언제나 반갑게 찾을 수 있는 시골마을을 만드세요.”


“삼촌 휴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관람객 고다영씨(32·여)는 지금까지 아이가 어린 편이어서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체험여행을 갈 수 없었다고 했다. 그녀는 “이제 아이가 세 살이 됐으니, 여름휴가로 갯벌 체험을 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서진호씨(43)는 “이번 박람회에서 남원의 한 마을부스에서 여행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 동호회에서 가는 단체여행인데, ‘혼불’을 쓴 최명희 작가의 혼불문학관을 둘러보고, 요가와 다도 체험 프로그램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 같으면 동호회 여행은 문학관을 둘러보고, 유적지에 가고 맛있는 집에 가는 코스뿐이었다”면서, “요즘 젊은 회원들은 체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것 같아 처음으로 요가, 다도 같은 프로그램을 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체험마을 아니어도 넉넉한 시골이면 다 좋아”
박명천씨(62)는 “오후 내내 부스들을 돌아다니며 홍보 소책자를 다 모았다”면서, “젊은 친구들이야 인터넷으로 관광정보를 찾겠지만, 직접 지도를 주며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런 자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골마을에서 체험을 강조하는데, 내 나이쯤 되면 체험보다 공기 깨끗하고 나무가 많고 조용한 곳이 좋다”면서, “퇴직하고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편안한 시골마을 모습도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관람객 윤봉림씨(52·여)도 “우리 어릴 때 늘 했던 것이 체험상품으로 나오니까 신기할 뿐, 체험 자체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좋은 공기 마시고, 몸에 좋은 거 많이 챙겨 먹을 수 있는 넉넉하고 정겨운 시골이면 어디든 좋다”며 “시골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있는 그대로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번 박람회를 놓친 이들은 농촌체험관광 포털사이트(www.welchon.com)에 들리면 된다. 삼촌으로 떠나는 알찬 휴가를 주제별,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다.[정책포털 이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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