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최종 협상까지는 권선택 참여 입장 번복 진통


새해부터 선진과창조모임의 원내대표가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로 교체되면서 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여야간 최종 협상에도 문국현 대표가 참여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 협상까지는 권선택 원내대표가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깨진 것이다.
문 대표는 평소 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법 개정 등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터여서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권선택 - 문국현 회동, 최종협상 대표 교체 합의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와 문국현 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문 대표가 최종 협상에 참여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권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는 이번 협상까지는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2009년부터 선진과창조모임의 공식 원내대표가 문 대표로 바뀌는 만큼 협상에서도 내가 빠져주는 것이 원칙에 맞는 것"이라며 협상 대표 교체를 확인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 대표에게 원내대표의 지위와 역할, 조심해야 할 부분 등에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며 "비록 협상장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옆에서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선진당은 이회창 총재와 권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 논의를 거쳐 협상 대표 교체 방침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MB 악법 강행처리 철회하라" 문국현 소신, 협상 변수?

이처럼 문국현 대표가 한나라당과 민주당과의 최종 담판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전날까지 진행된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당은 그동안 양비론 입장을 견지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어느쪽의 손도 일방적으로 들어주지 않았다. 반면 문 대표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과 계속 각을 세워왔다. 어찌보면 민주당보다 더 강경했다.

문 대표는 지난해 마지막날 성명서를 통해서도 "정부와 여당 지도부가 국회를 봉쇄한 채 각종 악법들을 강행통과시키려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와관련해 문 대표는 미디어관련법과 휴대전화 감청확대,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따라서 방송법과 신문법 개정 논란 등이 최대 쟁점이 된 막판 협상에서 이같은 입장을 견지할 경우 협상이 진통을 겪을 수 있다.

당장 문 대표는 이날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와의 상견례에서 "상임위에서 논의되지 않은 법안이나 법사위에서 숙성되지 않은 법안들을 직권상정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국민들에게 알려나갔다"며 "이번 기회에 국민들께 충분한 검토의 기회를 드리는 쪽으로 결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제 국회도 양이나 숫자가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며 "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권선택 전 원내대표의 길을 따라가면서도 양보다 질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무더기 강행처리 방침에 분명한 반대를 밝히면서 민주당 입장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2대 1로 싸워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때문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까지는 권선택 원내대표가 협상에 참여해달라"고 요청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선진당 "약속은 약속이라…"

선진당도 당초 이같은 점을 우려한 듯 내부에서는 "이번 협상까지는 권선택 원내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회창 총재도 이날 오전 8시에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번 협상은 선진당이 계속 조정하면서 진행해온 협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들어가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가 나가게 될 것"이라고 못박았었다.

그러나 방송 후 진행된 내부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은 방침이 번복됐다.

선진당의 핵심 관계자는 "문 대표의 협상 참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문 대표를 배제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오늘부터 협상의 전권을 문 대표에게 맡기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게하자는 쪽으로 최종 정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선진당은 문국현 대표가 자신의 소신을 앞세우면서 정책공조의 취지를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며 경계심이 더해진 사전포석을 깔았다.

이회창 총재는 "교섭단체 대표가 된 뒤에도 자유선진당의 정체성을 훼손하거나 건드리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얘기했다"며 합의 내용을 상기시켰다.

권선택 원내대표도 "우리와 맺은 계약만 잘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문 대표가 지금까지 선진당이 해온 협상 내용에도 동의한 만큼 최종 협상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앞세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당간에는 문국현 원내대표 체제 첫날부터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대표가 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권선택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질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취재기자들에게 발송했다.

이에대해 선진당측은 "우리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발끈했고, 결국 문 대표는 이회창 총재를 만나지 못했다.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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