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요즘은 덤보다 정량만 담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서울 거여동에 사는 주부 김숙자씨(47)는 시장에서 버섯을 사서 집에 왔는데 깜짝 놀랐다. 무게를 재보니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느타리버섯 2㎏짜리 한 박스를 샀는데 무게가 너무 가벼운 거예요. 살 때는 별 생각 없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집에 있는 저울에 올려보니, 1.4㎏이더라고요. 뭔가 속은 느낌이었어요.”

상거래에서 정량을 지키는 것은 고객과 상인간의 약속이다. 선량한 상인들은 약속을 지키고 오히려 덤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상인들은 정량에서 일정량을 뺀다. 한 번 속은 손님은 선량한 상인도 제대로 믿지 않게 된다.

이에 서울 송파구는 5월 24일부터 가락축산물직판시장 등 네 곳에 ‘양심 저울’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손님과 상인 간 신뢰를 회복하고, 올바른 상거래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지역경제과 임영화 담당자는 “2008년 다른 지역에서 부정계량기 사건으로 큰 파장이 있었는데, 그 뒤 부정계량을 의심하는 주민들의 민원들이 많았다”며 “주민들의 불신을 불식시키고자 구청 공인계량기인 양심저울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은 상품을 믿고 살 수 있게 되면 지역 매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레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심저울을 설치한 곳은 잠실 홈플러스와 롯데백화점, 가락축산물직판시장과 잠실 롯데마트다. 송파구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이용하는 소비자도 많아 양심저울을 널리 알릴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양심저울은 20㎏ 용량의 전기식 저울로 일반 저울과 이용방법은 동일하다. 고객은 상품을 구매한 뒤, 무게가 궁금하면 저울에 올려 확인하면 된다. 양심저울 관리는 가락시장은 상인회에서 하고, 롯데마트나 홈플러스, 롯데백화점은 식품관리 담당자가 한다.

가락축산물직판시장 상인회의 김인한 사무장은 “사실 축산물직판시장 내에 모든 가게에는 계량기가 있고, 상인들도 양심적으로 물건을 팔기 때문에 별 필요가 없다”면서도 “만약의 경우, 고객들이 정량인지 의심스러워 할 때, 양심저울을 활용하면 상인들이 정량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참 좋다”고 말했다.


가락동에 사는 주부 오유정씨(29)는 “처음 양심저울을 봤을 때에는 일반 야채 살 때 달아주는 저울과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일반적인 용도로 쓰이는 줄 알았는데, 취지를 듣고 보니 구에서 주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며 “써보니 물건을 믿고 살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선 양심저울이 앞으로 정량 시비가 많은 시장을 중심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 6월부터 7월까지는 일반상점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저울들에 대한 검사도 실시한다. 상인들이 검사에 불응하는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양심저울의 효율성에 대해 홍보하여 상인들이 자율적으로 양심저울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작은 저울이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고 이는 곧 매출 증대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는 송파구청, 그들의 믿음대로 이 작은 양심저울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노두리(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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