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양 국가보훈처장

[조은뉴스(칼럼)=김양 국가보훈처장]  6월은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애국충정을 기리고 선열들에 대한 추모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자기와 가족 중심의 평범한 삶이요, 다른 하나는 타인이나 국가와 민족 등 사회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의로운 삶이다.

민족적 정체성은 국가 위기 때나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가 설정됐을 때 놀라운 응집력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발현 된다.

우리가 오늘날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것은 국난을 이겨내고자 희생한 선열들이 있었기 때문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올해로 6·25전쟁 발발 60년이 되며,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 전 우리는 밖으로 격변하는 세계 대세를 읽지 못하고 안으로 개화와 척사로 편이 갈려, 민족의 에너지를 모으지 못하고 망국의 비운을 맞아야 했다.

선열들의 피어린 항일투쟁으로 광복을 쟁취했으나, 그도 잠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갈려 결국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했다. 우리 국군과 UN참전용사는 남침전쟁에 맞서 싸워 기어이 나라를 지켜냈다.

6·25는 우리 모두에게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전쟁이다. 한반도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고 이산가족의 슬픔과 고통은 오늘까지도 그치지 않고 있다. 이 뼈아픈 역사의 교훈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과거의 유산은 미래의 수확을 가져오는 씨앗’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난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거울이 되며 용기와 힘의 원천이 된다 하겠다. 선열들의 고군분투한 독립의지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결연히 맞서 싸운 굳건한 신념은 우리가 오늘날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전쟁이 휩쓸고 간 잿더미 속에서 힘차게 일어섰다. 한강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우뚝 섰고 자유가 넘치고 인권이 존중되는 민주주의를 이 땅에 꽃피웠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길에서 때로는 심각한 갈등과 대립을 겪기도 했지만,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승적 조화를 이루어 오늘날 세계가 격찬하고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지난 60여 년간 분단이 초래한 국가안보의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번영의 길을 걸어 왔다. 이는 우리 군이 안중근 의사의 말씀대로 위국헌신을 군인의 본분으로 알고 한마음 한뜻으로 묵묵히 조국방위에 매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는 특히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우리 군은 어떠한 군사적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국제 테러의 위험에도 빈틈없이 대처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운 융성하는 일에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아서 나아가면 우리는 반드시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우리 모두가 기대하는 선진일류국가의 꿈은 머지않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국가보훈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의 영예로운 삶을 보장하고 그 숭고한 위국헌신 정신을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을 위한 정신적 기반을 튼튼히 하자는 데 그 진정한 의미가 있다.

국민들이 국가유공자의 위훈과 유지를 기리고 받드는데 소홀하지 않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존경과 예우를 하는 것이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최소한의 보답을 하는 길이 될 것이며, ‘보훈’의 참뜻이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보훈을 통해 ‘국가를 위한 희생·공헌한 분들’이 존경받는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들어 국민의 애국심 함양과 국민통합을 이루고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할 것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선열들의 공훈을 되새기고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실천하며 후손에게 정신적 유산으로 물려주는 일은 우리들의 몫인 것이다.

애국지사나 호국용사들의 위상이 바로 서지 않고는 국민의 가치관과 사회정의가 바로 설 수 없음은 너무 자명한 이치다. 이분들이 국권회복과 국가수호의 주인공으로서 응당히 평가받고 존경받을 때 국가안보가 튼튼해지고 우리의 미래도 밝아진다.

전쟁의 포성이 멎고 휴전된 지 5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분단된 채 아직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이 있다. 이율곡 선생이 임진왜란을 예견하고 10만양병설을 주장했던 것처럼, 6·25전쟁을 겪고 얻은 유비무환의 정신을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번 호국보훈의 달에는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몸소 실천하는 기회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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