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이슈] ‘정치쓴맛’ 본 대권주자들…차기 내다보며 3인3색 구슬땀

정치권 안팎에서 대권 예비주자이면서 새로운 풍향을 몰고 올 여야 정치리더 3인방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당 내에서, 당 밖에서 가장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 지목받고 있어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의 정치적 소견과 최근 행보를 분석했다.

귀공자옷 벗는 정몽준
‘한나라당 세입자’ 한계 절감 귀족 이미지 탈피…“할말 한다” 소신 행보
친이·친박 떡 버틴 당내에서 존재감 부각 위해 연일 튀는 발언 쏟아내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청와대와 정부·당 지도부를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얻어 최고위원이 된 이후 정 최고위원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종 현안에 대해 언급하되 말을 정리해서 간략하면서도 독특한 자신의 소견을 밝혀 ‘한마디 정치인’이라는 소리도 듣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최고위원회 운영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최고위원회의 위상강화와 최고위원의 당정회의 참여 필요성을 주장한 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의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의 튀는 행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은 친이·친박세력이 당내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의 발언이 전통적인 당 시각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현대중공업 대주주와 축구협회장이라는 귀족적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기존 한나라당의 입장에 동감하지 못하는 소장세력과 신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고차원의 전략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야당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평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의 최근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선 것.

그는 "언론 보도를 보면 (민주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국회 원구성과 연계하며,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에서는 5년 간 수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명문화 해달라고 한다. 국회는 299명의 동등한 의원들이 모여서 국민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협의하는 회의체다. 그런데 (민주당이) 특정 내용을 국회의원 299명이 모여서 회의하기 전에 미리 결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만약 국회가 열리기 전에 어느 내용을 결정하고 또 그것이 관행이 된다면, 도대체 국회의원 299명은 왜 필요한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여당 지도부 10명과 야당 지도부 10명이 국회를 다하지 왜 299명 뽑았겠나"라고 질타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야당이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하자 “우리는 언제 이런 외교안보에 대해서 초당적인 정책을 발표할 수 있을까”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정 최고위원은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대에서 열린 남자 유도 60kg급 경기를 관전했고 최민호가 5경기 연속 한판승으로 금메달
을 따내는 장면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올림픽 개막 전 태릉선수촌을 찾아 격려금을 전달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활동도 펼쳤다.

한국축구의 수장이면서 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 베이징올림픽 축구조직위원장이기도한 정 최고위원은 "올림픽 경기에서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그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기간 내내 우리 국민은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아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9월부터 시작되는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중국 관중이 응원할 때 조금 인색하다 할까, 우리 선수들 응원을 많이 해주지 않아 그런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양궁 등에서 보여준 중국 응원단의 태도를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국민 통합인데, 정치인이 잘 해야겠지만 스포츠의 역할도 크다. 올림픽에서 스포츠가 국민 통합에 많은 힘을 줬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얼마 전 광주를 찾아 광주·전남북 당원 및 당협 위원장 등과 정책 간담회를 갖고 지역현안을 수렴했다. 그는 당 김태욱 위원장의 아시아문화수도조성 추진과 호남고속철 조기완공 등 호남현안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아시아 문화수도 조성과 관련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광주설립 사업안에 대해 적극 검토할 것을 약속하고 아시아 문화수도 조성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호남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의사소통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쓸 것”임을 밝혔다.

그는 "여수엑스포 지원사업과 호남고속철 조기완공, 영산강 뱃길복원 등 대통령 공약사항은 우선적으로 검토해 중앙당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최고위원은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두 정상 간의 신뢰가 얼마나 두터웠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에 한반도 상공의 불안한 기운도 있었고 국민들도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성공적인 정상회담으로 국민들이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며 국민들도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우리나라도 경제를 비롯해 모든 것이 활기차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부 열중하는 박근혜
‘나홀로 수첩공주’는 그만! 보건복지위 공부 몰두하며 대권 콘텐츠 쌓는 중
“계보정치 안된다” 절제행보로 정치 영향력 높여…진짜 내 사람 찾기 심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요즘 공식 일정이 없을 때는 희망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 관련 공부에 몰두중이다. 보좌진에게는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등에 대한 각종 자료를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보건복지위에 신청하면서 친박계 의원들이 너도 나도 앞다퉈 보건·복지위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한 친박계 의원은 “오래 전부터 복지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자신이 활동하게 될 상임위를 보건복지위로 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대구·부산 지역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다가 1주일 동안의 '방콕'(방에서 나오지 않는) 칩거를 끝내고 보건복지 관련 교수들과 부지런히 연속적으로 만나면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 관리와 수시로 변하는 민감한 여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신과 가까운 재선 및 초선의원 6~7명에게 홍보와 언론 관련 정책 자문을 받기로 하는 등 언론과 여론 동향에 보다 더 세심하게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를 정치 하한기의 소통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여러 가지 사진을 올리거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식이다. 최근엔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란 인사말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박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일종의 차기 대권을 향한 콘텐츠 쌓기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친박계 인사인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주류측이 한나라당 의원 40~50명을 모아 사실상 계파모임을 구성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허 최고와 가까운 친박계 일부 의원들 내에서 ‘친박 모임’을 결성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음을 내비치자 “왜 그런 걸 만드세요”라고 반문하면서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만류했다고 밝혔다.

허 최고위원은 일각에서 박 전 대표를 ‘복당녀’라고 표현하는 것과 관련해 “박 전 대표가 (친박 인사들의) 복당을 주장한 것은 총선 민심을 받들라는 이야기였다. 그런 식으로 이름을 붙여 가치를 폄훼하는 건 용납하기 어렵다”며 박 전 대표에 대한 세간의 깎아내리기에 대한 거부감을 강력히 제기했다.

친박계 수장인 박 전 대표 스스로 정중동 행보를 하면서 계파정치라는 부정적 이미지 타파에 나서고 있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인사들은 일단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협력하면서 당내 입지 기반을 다진 후 먼 훗날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또한 진정한 내 사람 만들기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 전 대표를 만난 한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사람공부 많이 했다”면서 “진짜 자기 사람이 누군지를 정확하게 알게 됐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 인사는 또한 “박 전 대표가 다음 승부를 앞두고 진정한 내 사람 찾기에 나선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과거와 달리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진정성을 가리는 등 상당히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기색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지난 전당대회 때 일부 측근 인사가 박 전 대표에게 허태열 최고위원의 출마를 건의하면서, 마치 친박계 의원들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전달했다는 사실을 박 전 대표가 알게 됐다. 이 때문에 몇몇 인사들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임이 예전 같지 않은 것같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해외 일정이 아닌 국내 일정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정을 잡지 않는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정된다.

박 전 대표는 최근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공개석상에 자신의 모습을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박 전 대표의 이같은 절제된 행보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삼가고 있다. 어쩌다 자신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의원들과의 만남에서조차도 원칙적인 말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모임인 여의포럼은 일주일에 한두 차례 모임을 갖고 남북 문제, 공기업 문제 등 당내외 현안과 관련해 외부 인사를 2명씩 초청해 강연을 들은 후 자율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해 목표를 쟁취한 당내 친이 진영이 친이 직계, 이재오계, 이상득계 등으로 세분화되고 이완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차기 대권 후보군인 친박 진영은 오히려 더욱 뭉치는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한나라당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정보위원장을 놓고 싸운 최병국 의원과 권영세 의원은 동일한 표를 얻었고 결국 연장자인 최 의원이 정보위원장에 선임됐다. 득표 결과를 놓고 당내 일각에서 “최 위원장이 친이계인데 구도상 7 대 3 정도가 나와야 했는데 동수가 나왔다는 건 뭔가 힘이 작동한 것 같다”며 박근혜계의 결집을 대표적 사유로 꼽았다.

친박 성향 의원은 60∼7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친이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데 상임위원장에 낙선한 남경필 의원은 박 전 대표와 그리 가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탈피! 까칠한 정세균
탁월한 리더십 발휘 다양한 계파세력 한데 뭉치게 해 민주당 안정궤도 올려
“집권당 일방독주 막겠다” 목소리 높이면서 한편으론 민생경제 살리기 행보

정세균 대표는 열린우리당계, 민주당계, 친노계 등 다양한 계파 세력을 한데 뭉치게 하고 당을 안정궤도에 안착시켰다. 민주당이 안정기반을 구축하게 된 계기는 정 대표의 강력한 친화력과 탁월한 리더십이 발휘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최고의결기구인 당무위원회가 출범돼 당을 한층 더 안정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그는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우호적 관계를 회복했고 동교동을 방문해 범민주계 결합을 촉매 역할을 해냈다.

정 대표는 “박지원(전남 목포), 김영록 의원(해남·완도·진도)을 복당시킴으로써 83석의 한층 강화된 원내 제1 야당 역할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 집권당의 일방적 독주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질주할 채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최선을 다해 한나라당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하고 막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개발독재 식 경제정책으로 회귀하려 하고 있고, 공안정국으로 역사를 돌려 언론을 통제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고 이명박 정부의 독주, 독선을 견제하면서 균형있는 국정운영이 되도록 하느냐가 민주당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구성 협상 타결과 관련, “미국과 일본, 대만 간의 협상 결과를 주시해 그 협상결과와 한·미 협정내용 간 차이를 살피겠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청와대가 훼방을 놔 원구성 협상이 늦어졌지만 샅바싸움에서 최선을 다했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선택한 것이며, 기회가 되면 문제를 다시 제기해 촛불민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민공감 현장 속으로' 기치 아래 서울 노량진 우성아파트 주부들과의 물가·사교육비 대책 간담회를 시작으로 해서 본격적인 민생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는 택시기사들과 만나 고유가 실태를 점검하는 등 민생정당·대안정당 이미지 굳히기에도 나섰다.

정 대표는 “사회 양극화를 고치지 않고 선진국으로 가기는 어렵다. 서민들도 최소한의 생활은 유지하고 자녀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중앙회 방문 해 금융 파생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가장 최근들어서는 당 지도부를 이끌고 조계사를 방문했다. 정 대표와 당 지도부는 대웅전 옆에 설치돼 있는 박원석 광우병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등 촛불집회 관련 수배자 8명의 천막 농성장을 찾아 노고를 격려했으며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정 대표는 단식중인 조계사 총무국장 혜경스님에게 "역사가 앞으로만 가는 줄 알았는데, 이 정부 들어 거꾸로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토해냈다. 정 대표는 “(정부여당이) 개발독재 식의 경제정책을 펴고 언론통제를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 하는 등 정치와 역사를 뒤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 재벌 위주 경제정책과 부동산 과다 소유자를 위한 정책을 밀어붙일 때 우리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우리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서민·소외계층, 촛불집회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네티즌 등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민심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e조은뉴스 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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