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국내 제조업체 1,42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도요타 리콜사태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로 인해 회사 경영방침에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기업들의 20.6%가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고, 절반가량(52.4%)은 ‘특별한 변화는 없었지만 품질과 안전문제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동종업종인 자동차의 경우 60.7%가 ‘경영방침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해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29.2%)이 중소기업(17.4%)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방침 변화의 내용으로는 ‘완성품의 품질·안전관리활동 강화’(52.6%)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부품·소재 협력업체관리 강화’(27.8%), ‘문제발생시 대응체계 확립’(15.7%) 등의 순이었다.<해외생산라인 관리강화 1.3%, 고객관리강화 1.3%, 기타 1.3%>
이러한 변화는 우리기업도 ‘제2, 제3의 도요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사태와 같은 일이 우리 기업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기업들의 64.4%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고,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답한 기업도 33.1%에 달했다.<발생하기 어렵다 2.2%, 결코 일어날 수 없다 0.3%>
한편, 기업들은 이번 도요타 사태가 국내산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하고 있었다. ‘도요타 리콜사태로 국내 관련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응답기업의 66.3%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24.6%)과 ‘오히려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9.1%)이란 응답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들이 기대하는 반사이익으로는 ‘자동차시장 점유율 상승’이 60.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한국자동차 이미지 개선’(17.3%), ‘부품 및 품질관리 강화기회’(11.6%), ‘부품업체 판로확대’(10.3%)도 적지 않은 비중을 보였다.<기타 0.3%>
반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해외바이어 요구사항 강화’(48.0%), ‘동반 판매부진’(23.5%), ‘제품원가 상승요인 작용’(17.3%)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관리활동강화로 생산차질 9.2%, 기타 2.0%>
이번 도요타사태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품질’ 보다는 ‘초기대응 미흡’이라고 답했다. 국내기업들의 59.9%가 도요타 사태발생의 근본 이유에 대해 ‘문제발생초기 대응 미흡’을 지적했고, ‘소비자안전과 직결된 문제’, ‘급속성장에 따른 부작용’, ‘품질문제’ 등은 각각 14.8%, 14.1%, 11.2%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상의는 “수천, 수만개의 부품이 모여 완제품이 만들어지는 제조업은 품질결함 가능성을 100% 없애는 것은 힘든 일이다”면서 “중요한 것은 발견된 문제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이라고 풀이했다.
도요타자동차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국내기업의 64.5%는 ‘소비자 신뢰하락으로 한동안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고, ‘곧 예전 실적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33.1%에 달했다. <별다른 피해는 없을 것 2.3%, 기타 0.1%>
국내기업들이 품질관리활동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으로는 29.9%가 ‘제한된 제품원가로 인한 관리활동 제약’을 꼽았고, 이어 ‘부품·소재 관리의 어려움’(23.1%), ‘문제발생시 대응역량 부족’(22.1%), ‘생산량 증가에 따른 관리 어려움’(10.6%), ‘해외생산제품에 대한 관리활동’(7.8%) 등을 지적했다.<애로사항 없음 6.0%, 기타 0.5%>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품질의 대명사로 세계 1위를 질주하던 기업이 작은 부품의 결함으로 한순간에 휘청거리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국내 기업들도 품질관리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모기업과 협력사간 상생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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