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구스타브'가 "세기의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는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의 경고 속에 19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루이지애나주 남부에서 대피길에 올랐다.

이는 당초 목표로 했던 200만 명의 95%에 달하는 규모다. 텍사스 일부와 미시시피, 엘라배마 등 인근 주들에도 강제 대피 명령이 내려져 대피에 나서는 사람들의 수자는 더욱 커질 것이며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피가 이뤄지고 있다.

뉴올리언스 등 주요 도시는 사람들이 떠나 텅빈 거리로 변하면서 삭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긴 시장은 31일 저녁부터 야간통금을 실시하며 이를 위반하는 사람은 즉각 체포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통금은 구스타브가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지속된다. 미 연방정부가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미시시피, 엘라바마 등 4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데 이어 야간통금까지 선포돼 허리케인 구스타브의 상륙을 앞둔 미 남부 지역은 대혼란에 빠졌다.

뉴올리언스의 기차역 등에는 뉴올리언스를 빠져나가기 위해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렬이 1㎞가 넘게 장사진을 이뤘다.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들 역시 대피에 나선 차량들로 거대한 주차장이나 다름 없는 모습이다.

반면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반대편 차선은 차량을 찾아볼 수 없다. 지역 당국은 급기야 반대 차선까지 대피에 나선 차량들에 개방했다.

구스타브는 쿠바를 지나면서 일단 3등급 허리케인으로 약화됐다. 그러나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1일 밤 늦게 또는 2일 새벽 미 남부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 구스타브가 곧 다시 4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발달할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구스타브가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세기의 허리케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3년 전 카트리나 당시 느슨한 대처로 비난을 샀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멕시코만 연안 지역은 극히 위험하다. 자신을 쓸데 없이 위험에 빠뜨리지 말고 구조대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연방정부는 허리케인에 대처하려는 노력에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 역시 구스타브가 3년 전의 카트리나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면서 대피하지 않고 남기를 선택하는 것은 극히 어리석은 일이라고 경고했다.

내긴 시장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약탈 행위에 강력히 경고했다. 내긴은 "약탈자에 대해서는 어떤 관용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약탈자는 발견되는 즉시 앙골라 교도소로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카트리나 피해 때는 수많은 약탈이 자행되면서 많은 인명피해를 불렀고 미국의 치부를 드러냈었다.

한편, 구스타브는 1일로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큰 타격을 안겼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는 1일로 예정됐던 전당대회 주요 일정을 크게 축소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연설 계획도 취소됐다. 아울러 주요 TV 등 미 언론들의 관심도 공화당 전당대회를 떠나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가져올 피해와 영향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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