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문효정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덕수궁 중화전에 뚜껑 없이 서 있던 한 쌍의 향로(香爐) 중에 제 짝인 향로 뚜껑 1개를 확인하고, 앞으로 복원을 위한 귀중한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덕수궁 중화전에 현재와 같이 다리가 셋 달린 청동 정형향로(鼎形香爐)가 등장하는 것은, 1904년 화재로 소실된 중화전이 1905년 8월 24일에 단층으로 중건될 때의 일이다. 이 고정식 대형 향로는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과 대한제국의 법궁인 덕수궁에만 설치한 것이며, 이후 1910년대에 향로 뚜껑이 있는 사진으로 보아 그 이후의 어느 시기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각 궁능에 있던 유물을 박물관으로 옮겨 실사하는 과정에서 이 향로 뚜껑을 찾았으며, 향로의 조각 수법과 과거의 사진 등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덕수궁의 향로 뚜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자료를 보면 경복궁의 향로 뚜껑에 표현된 용의 얼굴은 갸름한 형태인데 반해 덕수궁 향로에 표현된 용의 얼굴은 하단부가 넓고 통통한 분위기이다.

중화전 기단 좌우 양 끝에 사각형의 기단 위에 팔모로 다듬은 돌을 올리고 다시 그 위에 둥글게 다듬은 돌을 올려 향로를 받쳤다. 둥근 원은 하늘을, 팔모는 사람을, 방형은 땅을 상징한다.

향로의 하부는 다리·몸체·귀로, 상부는 뚜껑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리에는 수면문(獸面文)이 있고, 발톱은 비늘로 처리 되었다. 몸통의 윗부분에는 연판문, 아랫부분에는 물결과 파도문이 새겨져 있으며, 귀는 사각형으로 봉황이 새겨져 있다.

향로의 뚜껑은 용의 얼굴이 섬세하게 조각된 꼭지(손잡이) 부분과, 용의 몸체로 휘감아 투조한 몸체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향을 피우면 용의 입과 몸체 뚜껑의 구멍 사이로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면서 마치 용이 구름 위에 날고 있는 것과 같은 엄숙함을 자아낸다.

왕실의 향로는 왕실의 위엄과 권위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전달하는 매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특히 용향로는 왕의 상징인 용으로 장식하여 다른 어느 향로보다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문화재청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의 자료를 기반으로 중화전의 향로 뚜껑을 복원할 예정이며, 복원 후에는 살아 숨쉬는 5대궁 만들기에 활용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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