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박사의 아침

[조은뉴스(칼럼)=김동길 박사]  이미 30년 가까운 긴 세월, 태평양이 중심인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예언의 나팔’을 불었습니다. 더 나아가 한자문화권의 낡은 시대가 가고 한글문화권의 새 시대가 온다는 내일의 꿈을 역설하기도 하였고,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은 일본도 아니고 중국도 아니고, 그 주역이 한국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피력하였습니다.

오늘도 하는 일은 그것뿐입니다. 내일도 하는 일은 그것뿐일 것입니다. 그래서, 겨레여, 한국이 그 주역의 자격을 갖추기 위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 도덕의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생산성의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핏대를 올립니다.

슈펭글러가, 토인비가, 타골이, 제퍼리 바라클라우가, 폴 케네디가, 그런 나의 꿈에, 겨레의 꿈에, 동조자들이라고 어제도 믿었고 오늘도 믿고 있습니다. 그런 나를, 박목월의 시에 묘사된 ‘어리석은 꿈꾸는 사람’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에 세계정세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감록>을 믿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런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많은 한국인들 스스로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인도의 시성 타골이 오래 전에 예언한 대로, “그대 동방의 밝은 빛 되리”라고 분명하게 일러준 그 예언대로 세계가 굴러가는 낌새를 눈치 챈 이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요새는,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매일 그런 생각만 합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내가 이제 하는 말을 듣고, “저 노인이 어디 제정신인가”할지 모르지만 아직 망녕은 아니고 다만 그 ‘어리석은 꿈’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 뿐입니다.

밴쿠버의 겨울 올림픽에서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세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것 뿐입니까. 수백억 달러 짜리 원자로 수주가 꼬리를 뭅니다. 세계의 경제 강국들의 수뇌가 한국에 모여서 세계의 나아갈 길을 의논합니다. 삼성전자가 앞장섭니다. 현대자동차가 어름판의 커브를 돌면서 피치를 올립니다. 볼만합니다.

오늘, 전 세계의 고민은 알카에다와 오사마빈라덴이 주도하는 테러가 아닙니까. 오늘의 세계는 누가 끌고 나갈 것인가. 그 무서운 테러의 뿌리를 뽑는 나라가 주도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왜 아프가니스탄에 겨우 300여명만 보냅니까. 그것도 안전한 곳에? 싸움터에 젊은 용사들을 보내면서 ‘안전한 곳’이 웬말입니까. 가장 전투가 치열한 곳에, 그것도 몇 백 명이 아니라 정예 전투부대 1개 사단은 보내야지요. 한번 크게 놉시다.

일본이 오끼나와의 후텐마 미군 군사기지를 옮겨달라고 철없는 소리를 하는 이때, 그 기지를 제주도에 가져오라고 왜 말하지 못합니까. 그렇게만 하면 세계사의 판도가 달라집니다. 일본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교만에 빠진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왔습니다. 주저할 것 없습니다. 한 번 크게 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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