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사진으로 보는 세상

[조은뉴스(칼럼)=안희환 논설위원]  대한민국의 서울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큰 도시이다. 여러 나라를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덕분에. 서울이 얼마나 발전한 도시인지 더욱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도 전보다 자부심도 더 가질 수 있었다.


그래도 내가 사는 나라의 수도인데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좋은 일 아닌가?


그러나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했다고는 해도 모든 곳이 크게 발전한 것은 아니다. 대형건물들이 곳곳마다 우뚝 서서 그 위세를 자랑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어떤 곳은 작은 집들이 워낙 밀집되어 있어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균형발전이라는 말이 입안에서 맴돈다.


꼭 필요한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만 그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북경에 여러 차례 방문했었는데 큰 건물들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상당한 발전한 중국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여전히 낙후된 주택들과 공공 시설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상해 같은 국제도시에도 후미진 곳이 있었다.

모든 곳을 골고루 발전시킨다는 것이 단순한 문제는 아닌가보다.




백일홍 海 月 정 선 규

백일의 붉은 꽃잎이
말복 꼭짓점을 오르는
한여름 소담하게 봉곳한
곡선미로 미끄러져 내리는
9월이 무덤가로 모인다

백일홍 나무 아래
짙은 수묵화로 쌓인 채
여름 더위로 높아진 탑이 죽은 듯이
영혼 없는 그림자로 누웠다

사람은 죽어야
누울 무덤 하나 장만해
식모살이 흙으로 돌아가건만
백일홍은 낮아지는 햇살수위에
목말라 지그시 눈 감아간다

빈 무덤엔 시체 없이
덧없는 세월만 묻혀가고
초라한 나그네 살림은 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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