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일´ 허상에 매달린 ´그 밥에 그 나물´" 냉소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맹비판하면서 제안한 ‘반MB’ 전선규합과 관련, 민주당과 민노당이 즉각적인 공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화평론가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씨가 “그런 형태의 연대는, MB에게 정권을 내주었던 작년의 상태를 그대로 재연하겠다는 얘기로밖에 안 들린다”며 평가 절하했다.

진씨는 29일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 이 같은 글을 올리고 “주관적 느낌이지만 민주당이 집권을 포기한 것 같다”며 “‘집권을 위해선 지역당으로 돌아가선 안된다’는 내 주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반박 당했다”고 힐난 한 뒤 “집권은 못하더라도 지역의 기득권만은 뺏기지 않겠다는 이쪽도 전여옥만큼 팔자가 편한 것 같다”고 냉소어린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반MB연대´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민주노동당을 향해서도 독설을 멈추지 않았다. “당자체가 존재감 없이 지내다가 당세가 위축되니 위기감에서 ‘뭔가 해보자’는 심정에서 민주당과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지만 이런 움직임은 과거에도 존재했던 관성적인 것”이라며 일축했다.

진씨는 ´반MB연대´ 움직임에 대해 이 같은 냉소적 시각을 드러내면서, 정권교체와 보수 득세의 이유를 “80년대 의제인 ‘민주.통일’이라는 허상에 안주하다가 배고픈 서민의 요구를 대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곤 “반성 없이 그 밥에 그 나물을 모아 비빔밥을 만든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며 비판했다.

진씨는 또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이 실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일시적인 의제인 ‘민주.통일’보다 장기적 의제인 경제가 정치적 선택의 준거로 작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때문에 “‘민주.통일’ 이 의제만을 공유하는 연대는 ‘허깨비’일 뿐이며, 아직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가 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진단을 바탕으로 진씨는 민주당에 대해 “경제정책에 있어 한나라당과 차별성을 갖는 전략적 선회를 선언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이것 없이 어영부영 연대하는 것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배위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라고 실패를 예견했다.

그는 “반MB는 이미 대다수 국민이 하고 있다”면서 “아직 남은 소수 지지자도 좋아서 지자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며 “연대를 하려면 먹고사는 문제를 가지고 제대로 된 대립구도를 만들고 전선을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진씨는 “진보신당이 가장 중심에 놓고 실천해야 할 사안이 ‘대안경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충고하면서 “여전히 ‘문제는 경제’이고, 이것 없이는 한나라당의 독재는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중산층의 층을 두텁게 하고, 삶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를 진정으로 선진화하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적 의제”라며 진보신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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