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계열사 하이마트에 사실상 수천억 자금 빼돌려 '충격'

대우그룹의 주력사로 자리잡아 온 대우전자가 위장계열사에 자사 자금을 빼돌리는 등 고의성 짙은 부도로 소액주주들에게 천문학적 피해를 입힌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주가조작을 위한 고의성 부도로 차액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이에 따른 진상규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사실은 대우전자의 소액주주이자 10여년 동안 대리점을 운영해 온 한 대리점장의 충격적 제보를 통해 드러나게 됐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대구에서 대우전자 대리점을 운영한 이상균(52)씨는 최근 조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우전자의 추악한 기업비리 실체를 폭로했다.

이 씨의 제보에 따르면, 대우전자는 대리점 할부채권을 지원하기 위해 1987년 위장계열사로 하이마트를 설립했다. 그러나 하이마트는 설립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대우전자의 모든 전자제품을 독점판매할 수 있는 특혜가 부여됐다.

당시 대우전자의 총판권은 전국 1천여개에 달하던 대리점이 갖고 있었기에, 대우전자는 하이마트와의 이면계약을 통해 이 같은 특혜를 부여했다. 게다가 대우전자는 부도직전까지 하이마트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

제보자 이 씨를 통해 <조은뉴스>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대우전자의 국내영업 부문이 하이마트로 이관될 당시 양사는 국내 판매권 부여 및 결손금 지원에 대한 약정계약을 체결했는데, 대우전자는 이 같은 약정을 통해 결손금 명목으로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연 1백억원씩 총 6백억원 가량을 하이마트에 지원했다.

하이마트 전 관계자도 “모회사인 대우전자가 위장계열사인 하이마트의 부실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 결손금 지원을 해왔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다. 대우전자는 하이마트 명의로 유가증권과 부동산을 취득할 때도 각각 1백61억원, 4백78억원을 지원했다. 더욱이 대우전자는 하이마트에 채권 4천7백65억원을 동결하는 동시에 그 변제기한을 유예하는 특권을 부여했다.

대우전자의 전폭적인 특혜로 하이마트는 현재 매장 수 2백50개, 직원 수 5천여명, 제품 공급사 1백10개사, 판매 상품 5천여종, 시장점유율 25%(1위)로 급성장했고, 반면 대우전자는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로 인해 25,000원~30,000원에 달했던 대우전자의 주식은 부도직전 500원까지 떨어지더니 결국 주식은 종이조각에 불과하게 됐고, 소액주주들은 영문도 모른채 천문학적인 재산상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제보자 이 씨는 "소액주주들은 대우전자가 부도나게된 경위도 모른채 종이조각으로 변해가는 주식만 쳐다봐야했다"면서 "소액주주 몰래 회사자산을 하이마트로 빼돌려 사실상 고의부도에 이르게 한 것은 주가조작을 통한 차액챙기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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