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방노 '과감한 개혁 기대' vs KBS 사원행동 '출근 저지'

이병순 KBS 신임 사장(59세)이 27일(수) 18대 KBS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명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27일 오전 10시 KBS 라디오공개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정연주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2009년 11월23일까지 KBS 사장직을 맡게 된다.

앞서 KBS 이사회는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사장후보 4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실시한 뒤 KBS 사장 후보로 이병순 KBS비즈니스 사장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KBS 사장 임명과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KBS가 정상화로 접어든 만큼 이제 사장 선임 문제로 파행을 겪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신임 사장은 정치 중립적 입장에서 국민여론을 형성해 나가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새 사장이 임명된 만큼 KBS는 겸허한 마음으로 각오를 새롭게 해야한다며 이병순 사장도 KBS 출신 1호 사장답게 KBS를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만들어야 나가야한다고 했다.

반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KBS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 과정 자체가 불법적인 것이었고, 신임 사장에 대한 KBS 이사회의 임명 제청 과정도 비민주적이고 탈법적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KBS 사장 임명은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마저 상실한 것으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고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법으로 임기가 보장된 KBS 사장을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교체해 스스로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KBS 공정방송노동조합은 이병순 신임 KBS 사장이 과감한 개혁으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 공방노는 26일 성명을 통해 이병순 신임 사장이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적, 제도적 개혁과 청산을 해야 하며 조직 활성화를 위해 팀제를 보완하고,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수신료 인상 실현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KBS 직원 내부의 반목과 사분오열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수완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했다.

'KBS 정상화 비대위'는 26일 시론을 통해 KBS의 새 사장은 사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를 도출하고 해법을 사원과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급변하는 방송산업환경 속에서 중장기 생존 전략의 마련이 필요하며 과거 KBS 내부의 잘잘못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직원에 대한 엄정한 신상필벌을 주장했다.

반면에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무시된 이사회의 사장 공모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27일부터 이병순 신임 KBS 사장의 출근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 KBS 노조가 25일 이사회를 저지하는데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조합원 총회를 열어 낙하산 사장 논란과 관련한 파업 여부 등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방송장악 저지 범국민행동'도 2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병순 사장이 KBS 내부 출신이지만 청와대와 방통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KBS 이사회가 임명.제청한 낙하산 사장이라고 주장하며, 이 사장을 퇴출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국민행동은 또 이 사장을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권의 나팔수임을 단호히 거부하는 KBS 내부 구성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정부의 방송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이 이번 신임 사장 임명을 놓고 여당과 자유선진당, 'KBS공방노'와 'KBS비대위'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반면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국정조사서를 26일 제출했으며,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과 '방송장악저지 범국민행동'은 부정적으로 대립을 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관행처럼 공영방송인 KBS사장이 바뀌어 왔다. 이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KBS사장이 바뀌지 않도록 제도화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이병순 KBS 신임사장은 경남 거창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 독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77년 KBS 공채 4기 기자로 입사해 보도국 경제 관련 부서에서 집중적으로 경력을 쌓았으며, 일선 기자시절부터 경제부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1986~89년, 1994년 경제부 차장을 거친 후 1998년에는 경제부장을 거쳐 창원방송총국장, 대구방송총국장, 뉴미디어 본부장, KBS미디어 사장, KBS비즈니스 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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