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허정철 기자]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장기인 ’정석 점프’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 점프를 내세운 아사다 마오(20.일본)과 동계올림픽 맞대결에서 먼저 한발 앞서나갔다.




















김연아는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4.70점에 예술점수 33.80점을 합쳐 78.50점으로 바로 직전 연기를 펼친 아사다 마오(일본.73.78점)을 4.72점 차로 앞서면서 1위로 올라섰다.




















앞서 연기한 아사다의 높은 점수와 올림픽 무대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신이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세웠던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6.28점)을 2.22점이나 경신한 것이다.

이날 김연아와 아사다는 약속이나 한듯 단 한번의 실수도 없는 ’클린 연기’를 펼쳐 객석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4년에 한 번씩 다가오는 큰 무대에서는 변수가 많고 실수도 잦아 뜻밖의 결과가 나오곤 한다는 세간의 속설을 비웃듯 둘은 세계 최고수준의 연기를 펼쳐보였다.

아사다가 이번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던 주특기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뛰어올라 73.78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자 김연아도 곧바로 완벽한 연기로 기존 여자 쇼트프로그램 사상 최고점(76.28)을 뛰어넘는 78.50점으로 아사다의 기세를 잠재웠다.

팽팽했던 승부를 가른 것은 역시 ’점프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완벽한 김연아의 점프와 음악을 완벽하게 해석해 연기와 일치시킨 탁월한 예술성이었다.

이날 김연아와 아사다의 프로그램은 첫 과제 외에는 모두 똑같았다.

첫 과제가 끝나고 나서 똑같이 트리플 플립을 뛰어올랐고, 레이백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에 이어 더블 악셀을 뛴 다음 플라잉 싯스핀과 스트레이트 라인 스텝 시퀀스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3을 받고 나머지 스핀과 스파이럴을 모두 레벨 4로 처리한 것도 정확히 일치했다.

첫 연기를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으로 시작한 김연아가 기본점에서 0.5점을 앞선 채 시작한 셈이다.

김연아는 놀라운 ’가산점 행진’으로 아사다와 차이를 벌렸다.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에 성공하고도 첫 과제에서 수행점수(GOE) 0.6점으로 10.1점을 받는데 그친 반면, 김연아는 무려 2.0점의 GOE를 받아 12.0점을 챙겼다.

두 번째 트리플 플립에서도 김연아의 점프가 더 정확했다. 김연아는 아사다보다 1점 높은 1.2점의 GOE를 받았다.

김연아는 기술에서만이 아니라 해석과 표현력에서도 아사다를 앞질렀다.


이날 많은 팬의 사랑을 받는 ’제임스 본드 메들리’에 맞춰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모두가 기대하던 본드걸로 완벽히 변신,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김연아가 마지막으로 스핀 연기를 펼치는 동안 이미 객석에서는 박수가 멎지 않았고, 특유의 총을 쏘는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하자 환호와 박수로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예술점수(PCS)에서도 김연아는 33.80점을 받아 32.28점을 받은 아사다를 눌렀다.


스케이팅 기술과 동작의 연결, 연기, 안무, 해석 등 PCS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서 김연아는 아사다를 눌렀다.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에 집착하며 연습에 몰두하는 동안 연결 동작과 시선 처리 및 표정 연기를 다듬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것이 성공으로 연결된 것이다.ⓒ 경상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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