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과 이재오가 부족한 것 - "상생과 협력, 그리고 균형과 견제"

미국 쇠고기를 거부하는 촛불시위가 잦아들면서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은 안정을 되찾는 중이다.

부시 방한, 올림픽 한국선수단 승전보, 광복 및 건국기념행사, 국회개원, 국제유가 하강국면 등으로 정부와 국민들은 유달리 더운 폭염이 물러나고 시원한 가을 날씨로 접어드는 것만큼 한숨 돌리고 있다.

정치 경제가 안정되고 민생고가 해결되어야 국태민안이든 국운융성이든 태평가를 부를 수 있겠으나 아직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대통령 취임 6개월 이후인 8월 하순부터는 더 바빠질 것이다. 휴가가 끝나고 학교 개학이 되며 대통령과 야당, 국민들의 밀월기간도 끝나므로, 노무현 정권에 잘 보여서 KBS 사장을 두 번이나 역임한 대단히 정치적 성향의 정연주 前사장의 뒷처리와 후임결정 국회상임위 구성, 당 정청의 긴장관계 정립 쇠고기 문제 특위의 여야합의, 고환율과 물가폭등 해결, 교육, 남북, 독도문제 등등의 이슈가 꼬리를 물고 기다리고 있다.

국정과제는 쌓였고 사람은 없다?

전체 유권과 득표율 30%에 불과하지만 역대정권사상 5백3십만표의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된 한나라당의 MB는 당선에서 취임식까지 2개월 동안의 행보를 보면 무척 기쁘고 의기양양하면서 모든 것이 뜻대로 될줄 자신감에 넘쳤다.

인수위원회가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 前정권의 장단점을 챙기지 못한 것이며 국민의 마음에 벗어난 오만방자한 행동거지, 미숙함과 그것에 더해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정신이 없었던 것이 오늘의 화를 자초한 원인이 되었다.

MB 역시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살신성인의 각오로 전문분야에 최고 인재를 등용하며 국가대사에 빈틈이 없는 정교한 논리를 냉정하게 가지고 있어야 함에도 노무현 前대통령이 사용한 대통령기록문서인 e서브를 말 한마디에 몽땅 내어 주고 말았다.

참모들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고 했으면 前대통령의 체면이나 MB의 권위도 섰을텐데 국가기밀문서를 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 개인에게 그냥 사용해도 좋다고 해 놓고서는 그후 중대한 문제로 확대되니까 이번에는 돌려 받느라고 상호 인신공격에 법적 문제로까지 불이 옮겨 붙은 형국이다.

미국 쇠고기 문제도 이미 전세계와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알게 되었지만 MB와 인수위, 현 정부, 당의 공동책임인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광우병 쇠고기라는 화약고의 자물쇠를 단단히 채워 두었는데 화약고인지도 모르고 함부로 문을 연 것은 현 정권이 아닌가. 그 결과 화약고에서 비롯된 촛불집회는 100일이나 지나도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항우와 유방의 용인술, 용병술에서 배워야

기원전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 진나라를 양분한 영웅 항우와 유방은 참모를 잘 써서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 여부에 따라 운명을 결정지었다.

역발산의 용맹을 가진 항우였으나 최고의 전략을 가진 한신을 몰라보고 적을 만들었다. 자신의 용맹만 믿고 수하 참모들의 말을 잘 듣지 않는 항우, 그에 비해 유방은 가무풍류를 즐겼으나 유연하고 통합적인 통치력을 지난 탓에 장량 한신 소화 진평 번쾌 등 뛰어난 전략가와 장수들의 신뢰를 얻어 드디어 천하를 통일하게 되었다.

당나라 태종은 또 어떠한가. 고구려 영웅 연개소문과 을지문덕 양만춘 고건무 등에게 연속 참배를 당했으나 정관정요를 지은 위징 등 현명하고 충의로운 신하들로 인해 중국 역사상 빛나는 명군으로 기록되었다. 우리 역사상에도 수많은 최고의 임금과 신하들이 존재했다.

세종 때의 황희정승은 5대 임금을 섬긴 명정치가 였고 성삼문을 비롯한 집현전학자, 5개국어에 능통하여 한글에 외국어의 풍부한 어휘를 만든 신미대사, 천민출신의 천문과학자, 장영실 등의 등용으로 세종대왕은 조선조 5백년 동안 첫째로 꼽히는 성공한 군주가 되었다.

MB는 기질적으로 교활한 유방 조조, 부시 풍신수길을 닮았고 이재오는 우직한 항우, 장비 가등청정을 닮았다. 그러나 자신들이 최고의 지도자이고 주위에 일등 참모들이 많다고 믿지만 통찰력이 있는 사람 눈에는 장자방, 제갈공명, 황희, 주은래, 키신저 같은 특급참모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보는 사람 중에는 한겨레 김선주위원, 성한용 기자, 문화일보 윤창중 위원, 중앙일보 배명복 정진홍 위원, 동아일보 전진우 대기자 한국경제 정규제 위원, 연세대 김호기 교수, 윤여준 전의원, 김문수 지사, 박근혜 의원 등이 있다.

앞의 정권은 좌파코드 정책을 현정권은 우파코드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코드와 정책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은 상대편의 장점을 계승하거나 반대파 비판자들을 내편으로 만들어 적재적소에 써지 못하는 점이다. 그래서 앞 뒤 정권이 모두 아집이 강하고 편협하며 옹졸하다는 말을 듣는다.

김영삼 정권은 중도적이고 진보적인 정치인을 썼고 김대중 정권은 5, 6공 국회의원인 김중권을 초대비서실장으로, 대표적 반공논객인 허모씨와 정세현씨를 통일부총리로 기용함으로써 특히 남북문제에 보수적인 정파와 시민단체, 국민들의 반대를 막아 내었다.

이이제이, 이독치독의 전력이다. 노무현정권이 보수우파 인사들을 많이 등용했더라면 좌파코드는 욕을 먹지 않았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MB정부가 우파코드 답게 모조리 우리편 코드가 아니라 좌파진보 인사들을 적지만 요소요소에 배치했더라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국정실패의 낭패를 안보았을 것이다.

인간을 비롯 생물학에서 동종교배는 열성종자를 낳고 이종교배는 우성종자를 만든다고 한다. 우리편 끼리끼리는 친목단체요 이익단체며 획일주의고 전체주의 단세포 집단의 위험을 안고 있다. 반대로 사르코지 프랑스 우파 대통령처럼 좌파를 과감히 발탁해서 국민을 통합하고 반대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지혜이며 최고의 전술이다.

MB정부가 성공하려면 다른 목소리와 다양한 견해를 가진 반대편 사람들을 압박하고 외면하는 것은 청맹과니 짓에 다름없다.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은 하나님이 준다는 망상에서 깨어나 지도자와 온 국민들이 힘을 합쳐 쟁취하는 것이라는 대오각성을 할 때 가능하다./e조은뉴스 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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