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피해주민 10명 중 6명 생활권 보장 호소

[조은뉴스(경기)=박한영 기자]  경기도민이 서울시민에 비해 환경·생활·장사시설 등 기피시설에 대한 반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리얼미터에 의뢰해 경기도민과 서울시민 각각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3일에서 29일까지 조사한 결과, ‘경기도 소재 서울시 소유 기피시설에 대한 주민 인식조사’에서 경기도 소재 생활기피시설은 해당지역으로의 이전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한 경우 경기도민의 불만을 최대한 해소할 수 있는 지원 보상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기도민은 서울시 소유 생활기피시설로 인해 생활권보장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에 설치된 서울시 기피시설에 대한 경기도민의 피해유형은 생활불편(57.0%), 경제적 손실(19.2%), 안전과 건강우려(12.3%), 거주지 미관저해(7.4%)의 순으로 나타나 경기도민의 서울시 기피시설 수용 반대가 생활권 확보에서 비롯된 것임이 밝혀졌다.

이와 같은 결과는 생활기피시설에 대한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재산권 보호’라는 차원에서 나타나는 님비현상으로 보는 견해에 반하는 것이다. 즉, 경제적 손실보다는 생활불편을 느끼는 사람의 비중이 3배나 많다는 사실은 경기도민의 피해를 도민 생활권 보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경기지역 주민의 생활기피시설 수용도를 비교하기 위한 ‘인근지역에 생활 기피시설이 설치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서울시민의 16%가 절대 반대의 입장을 밝힌데 반해, 경기도민은 응답자의 19.7%가 절대 반대의사를 보였다. 적절한 보상과 지원시에만 수용한다는 의견도 서울시민 35.1%, 경기도민 40.4%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경기개발연구원 안병도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도민이 서울시민에 비해 생활기피시설로 인한 피해 경험이 많아 이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소재 기피시설 상당수가 서울시에서 소유·운영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경기도민은 52.7%에 불과했으나 서울시민의 인지비율은 80.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안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서울시민의 인지도가 높은 이유는 구체적 사실에 대한 인지라기보다 쓰레기처리장이나 화장장처럼 대표 시설에 대한 연상 결과”라고 말했다.

경기도 소유 주민기피시설 보완과 주민 지원비용 주체에 대해서는 서울시민의 53%가 공동 출연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경기도민은 55%가 서울시가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사결과를 통해 경기도민들도 기피시설에 대한 이기적·배타적 반대의식을 지닌 것이 아니며 생활권 보존을 위한 기본권적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의 상당수가 해당지역 주민들에 대한 적절하고 합리적인 경제적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으며, 이는 모두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안병도 연구위원은 “경기도에 소재한 서울시 소유 기피시설에 대해 경기도민은 ‘피해의식’을, 서울시민은 ‘미안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의 가장 큰 발견”이며 “서울시민들이 해당 기피시설의 서울이전에 찬반 동수의견을 보임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처리방식을 갖춘 후 해당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는 민심여건은 다져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연구위원은 또한 “향후 경기도와 서울시가 이 문제를 정책적으로 논의할 때, 성숙한 시민의식을 존중해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정책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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