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오재현 기자]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때,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도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때때로 대출 수요가 많지만, 대출기금이 부족하여 모두 대출해 줄 수 없을 때 마음이 어렵다. 그렇지만 9년 동안 꾸준히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힘이 들 때 그 사람을 믿어 주고 인정하면서 금전적으로 혹은 생활의 어려움에 도움을 주었을 때, 그 사람들이 다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사)더불어사는사람들 이창호 상임대표

사)더불어사는사람들 이창호 상임대표는 이곳에서 또 다른 꿈을 꾼다. 흔히 말하는 취약계층으로 대표되는 어려운 분들이 이 사회에 없어서 무이자 대출이 없어지는 그 날을 꿈꾸는 것이다. 그날을 위해, 지금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믿음의 손을 내미는 이창호 상임대표의 이야기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희망이 되고 있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금융이라는 곳은 언제나 차갑다. 이성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그래서 따듯함을 찾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신뢰를 강조하지만, 그 신뢰의 근거는 언제나 돈이다. 고객이 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진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곳이 있다. 바로 취약계층 대상으로 무이자 대출을 하는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이다. 이름처럼 더불어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전화 통화라는 비대면으로 대출을 진행하면서 신용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평균 대출금액은 30만 원으로 2012년 1월을 시작으로 금년8월까지 누적대출 총 11억4천1백만원, 건수3,394, 상환금 8억9천1백만원 약87%의 상환율을 보인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창호 상임대표를 만나 대담을 나눠보았다.

‘사랑과 실천’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

누군가가 더불어사는사람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대출을 해주는지를 묻는다면, 그 기준은 매우 단순하다. 명문화되어 있는 매뉴얼은 없지만, 기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의 기준은 있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 한부모 가정, 공공임대, 차상위계층, 신용불량자, 파산 및 신용회복자, 고시원에 사는 사람, 자산이 1천만 원 미만 등 손에 꼽히는 조항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돌아가게 하는 근본은 ‘사랑과 실천’이다.

“대출 매뉴얼이 있어서 잘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희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랑과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사랑하면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잖아요. 행동하는 거죠. 복잡해지면 오히려 행동하기 어려워집니다. 조항이 많아지면 빌려주기는 더 어렵습니다.” 이창호 대표가 생각하는 대출은 그렇다. 

특히나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금융이다. 그런데 거기에 기존 금융권처럼 매뉴얼을 들이대고, 조건을 운운한다면, 존재의 목적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은 대출해 줄 때, 사람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빌려 준다. 돈을 갚을 것이라고 믿고 빌려주는 것이다. 물론 빌려주자 마자 연락 두절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상환율이 약87%를 유지하고 있다. 딱딱한 기준을 들이대지 않아도 사람들은 믿어주는 사람을 믿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어려울 때, 그들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보답은 꼭 오게 되어있다.

이창호 대표 : “어떤 분은 정말 고맙다고 나중에 상환하고 나서 오히려 저희에게 후원하기도 합니다.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저희는 상호금융을 생각하기에 지금도 신규대출보다는 기존에 대출을 받은 사람이 추가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서류는 문자로 주고받는 것이 대출서류 입니다. 가계부를 꼭작성하라고 당부도 합니다. 신뢰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죠. 앞으로 우리 사회도 지금보다 더 신뢰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대출하는 곳

이창호 상임대표가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도 있었겠지만, 관심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관심을 두게 되면 그것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 그도 처음에 신입사원 시절 GM코리아자동차(주)에 큰 뜻을 품고 입사를 했다. 그런데 똑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월급을 받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물론 동일한 일에는 동일한 임금이라는 당연하지만, 대기업을 상대로 싸울 생각은 없었다. 그저 그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회사를 떠났는데, 재직시 지엠코리아 자동차 부평공장
신용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을 했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지역이 있는 중앙신용협동조합을 알게 되었다. 그가 이 길을 걷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나도 언젠가 신협협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더불어 잘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바로 실행하지는 못했다. 이후 바른두레생협에서 실무 책임자로 있다가, 40대가 되었을 때 외국인 자동차부품 회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10년 넘게 열심히 일하다가 50대초반에 명퇴했다. 그리고 그의 꿈을 생각했다. 마침2008년 보건복지부에서 마이크로크레딧이라는 교육과정을 알고 교육을 받았다. 그렇게 2011년 뜻을 함께한 지인 몇명의 참여로,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을 만들었고, 그의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창호 대표 : “당시에 만약 명퇴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평소에 이러한 마이크로크레딧 분야에 관심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관심을 꾸준히 두는 게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그 기회가 왔을 때 붙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때가 언제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관심이 실현된다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으니까요”

우리 사회의 취약, 빈곤계층 자립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사)더불어사는사람들은 일반 금융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는 절대로 따라 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취약, 빈곤계층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창호 대표 : “저희의 강점은 금융과 복지입니다. 금융은 무이자 대출, 복지는 필요한 눈높이 지원입니다. 운동 선수에게는 코치와 감독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려운 분들은 코치나 감독이 없는 현실입니다. 이러다 보니 어려운 분들은 자립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희는 이분들에게 코치나 감독이 되어주고 싶으며 무이자 대출과 창업대출, 복지지원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금융 문제만 해결해 주지 않는다. 때로는 아픈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병원도 연결해주고 치아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비보험 분야를 무료연계, 가발. 안경. 에어컨 ,pc.모니터, 교육, 법률. 재무상담등 눈높이에 맞는 지원을 하고 있다. 

대출로 연결된 인연이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어려움을 세밀히 살핀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코치나 감독과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 어느 한부모는 2017년부터 현재 까지 113건에 1천3백만원 평균 115,000원 대출을 받고 있으며 기초수급에 해당되어 수급비가 나오는 날이면 정확하게 다 상환을 하고 다시 대출을 받고 있다. 

신용이 중요한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비대면이라고 해서 비인간적이지 않다. 오히려 면대면으로 일하면서도 더 비인간적인 곳들이 더 많지만, 더불어사는사람들은 오히려 그 반대다. 그들의 삶까지 돕기를 원한다.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없지만, 가능한 할 수 있는 범위 한에서 도우려고 애쓴다. 그것이 금융과 복지가 하나된 더불어사는사람들의 진짜 모습이다. 

이창호 대표 : “이것 때문에 하는 거 같아요. 보람이 있거든요. 어려운 사람들을 돈으로 돕기도 하면서 삶의 복지를 향상해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물론 힘이 듭니다. 하지만,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그 힘으로 버틴 거 같아요.” 

보이지 않는 후원자들이 계셔서 더욱 무이자 대출을 확대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창호 대표는 지금의 이 길이 참 행복해 보였다. 가장 잘 맞는 옷을 입고 편안해 보이는 사람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언제든 손을 내밀어 주는 그의 마음이 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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