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1.000만개 정도의 세포가 매초 죽어 간다. 하루도 아니고 한 시간도 아닌 똑딱하는 단 1초 동안에 서울 인구에 해당하는 천만 개의 세포가 죽어간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계산한다면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모든 세포가 죽어버리는 데는 약 69일밖에 안 걸린다는 말이 된다. 물론 거의 2년 가까이 가는 것도 있는가 하면 2주일도 못되는 것도 많아 세포의 평균 수명이 종류에 따라 다양하긴 하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많은 세포가 한 순간에 죽어 가는데도 우리 몸이 오랫 동안 끄떡없이 지탱하는 것은 죽어 가는 세포의 수만큼 새로운 세포가 탄생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매 1초마다 1.000만개의 세포가 새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우리 몸은 시시각각으로 낡은 것이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거나 변해 가고 있는 진행형의 덩어리이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해가는 물리적 화학적 반응 의 덩어리인 우리 몸은,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여러 자극에 끊임없이 반응하고 있다. 내적 (內的)인 혹은 외적(外的)인 환경, 먹고 마시는 음식물, 오르락 내리락하는 감정의 기복 등의 자극에 우리 몸은 항상 반응하고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 번 웃고 한 번 울고 하는 것이 우리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조상들이 속담을 통해 후손들에게 전해 주고 있는 건강 지혜이다.

➡감정은 각 장기(臟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 말속에는 기(氣)에 대한 것이 무척 많다. 거의 매일 쓰는 ‘기가 막히다’는 말 말고도 ‘기를 살린다.’, ‘기를 죽인다.’, ‘기를 꺾는다.’, ‘기분이 상한다.’, ‘기가 승한다.’ 등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어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감정에 일곱 가지가 있는데 이 칠정(七情)은 기(氣)의 움직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즐거우면(喜) 기는 느슨해지고, 노(怒)하면 기가 올라가고(上昇), 두려우면(恐) 기는 내려가고(下降), 놀라면(驚) 기가 위축되며, 슬프면(悲) 기는 흐트러지고, 생각하면(思) 기가 없어지고, 근심하면(憂) 기가 뭉친다.

감정(感情)은 각 장기(臟器)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노여움은 간(肝)과, 즐거움은 심장과,  생각함(思)은 비(脾)와, 근심과 슬픔은 폐(肺)와, 놀라움과 두려움은 신(腎)과 연관된다. 

지나친 노여움의 감정은 간을 해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간은 서양의학에서 이야기하는 간과는 개념상 다소 차이가 있다. 

서양의학에 간이라고 하는 것은 장기(臟器, organ)로서의 간장(肝臟, liver)을 의미하지만, 한의학에서의 간은 장기-경락-기(臟器-經絡-氣)의 기능적 단위(Organ-Meridian-Qi Complex)를 의미한다. 따라서 정도가 지나친 노여움이나 장기간의 노한 감정은 간장-경락-기의 기능을 손상시킨다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몸은 건강한 감정에서 출발한다.
서양의학에선 감정과 자율신경과의 관계를 강조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交感神經)과 부교감신경(副交感神經)으로 구분하는데 노여움, 불안함, 긴장함, 스트레스, 놀라움, 두려움 등의 감정은 교감신경의 항진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교감신경을 자극할 때의 주요한 반응으로는 식은땀이 나고, 눈동자가 커지고(눈이 휘둥그렇게 되고), 피부 혈관이 수축되어 창백해지며, 머리 혈관이 수축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심장이 방망이질을 하듯 빨라지며), 위와 소장과 대장이 잘 움직이지 않으며, 소화액이 잘 분비되지 않고 혈당이 올라가고, 부신피질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증가된다. 따라서 노여움이 지나치면, 정신불안, 불면증, 근육 긴장, 통증 등을 일으키며 또한 입맛을 잃고 소화가 잘 안되며, 고혈압, 고혈당 등의 성인병을 야기 시킨다.

음식에는 여러 가지 맛이 있다. 중요한 다섯 가지 맛(5味)에는 단맛(甘), 쓴맛(苦), 신맛(酸), 짠맛(鹹), 매운맛(辛)이 포함된다. 이 다섯 가지 맛이 잘 배합이 되어서 조화를 이룰 때에 우리는 ‘맛이 있다’고 한다. 

음식에는 극단적으로 양(陽)의 성질을 띈 것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극단적으로 음(陰)의 성질을 지닌 것이 있다. 이것을 다양한 맛의 배합(양념) 으로 음식의 질을 조화시킨다.

음식의 질이나 맛이 한 쪽으로 너무 치우칠 때 영양실조(營養失調 ; 영양의 조화를 상실한 상태)를 불러일으킨다. 맛의 부적절한 배합으로 영양실조를 유발하듯 감정의 배합도 부적절하면 정신적 부조화(不調和)를 유발 할 수 있다. 

늘 히히덕 거리며 즐기기만 해도 병이 생길 수 있으며, 항상 애통함과 슬픔에 빠져 있어도 병이 생길 것이며, 언제나 심각하고 고민스러운 생각만 하고 있어도 병을 얻을 것이고, 계속해서 놀라고 무서워서 벌벌 떨고만 있어도 병에 걸릴 것이며,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고 있어도 갖가지 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음식에 오미(五味)의 양념으로 쳐서 제 맛을 내듯이, 즐거움, 슬픔, 걱정, 괴로움, 두려움, 놀라움, 노여움 등의 느낌을 골고루 경험하면서 살아야 건강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

직접 이러한 감정들 속에 뛰어 들어 그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설, 영화, 음악, 미술이나 대인 관계를 통하여 그러한 감정의 맛을 간접적으로 라도 보면서 살아야 건강을 지킨다는 뜻이다.

긍정적인 사고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일수록 빨리 늙는다.’라고 하는 일노일노(一怒一老)를 일일생활의 지침으로 삼고 지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삶에 스트레스는 많지만, 화를 이기고 미소짓는 금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자연치유사/1급건강관리사
자연치유학과/ 교수 박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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