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휴가 주고, 손님 돌려보내고…기업·자영업자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확산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 권고한 가운데 민간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발적 동참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취지에 맞춰 사무공간을 분리하거나 유급휴가 등 다양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시행 중이며, 자영업자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당분간 휴업을 하거나 포장주문만 받는 등 자발적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고 우리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불가피한 정부 조치에 민간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화답한 것이다.

◇사무공간 분리하고, 유급 휴가까지 

비디오 도어폰 제조업체인 코맥스는 지난달 초부터 직원들의 분산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A동에 200여명이 모여 업무를 봤지만, 현재는 빈 사무실과 창고 등 가용 업부공간(B·C·D동)에서 근무하도록 직원들을 분산 배치했다. 

또 하루 300~400여명에 달하는 외부 방문객 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직원과의 대면 업무도 금지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중이다. 올해로 52주년을 맞는 창립 기념일 행사도 전면 취소했다.  

이기상 코맥스 이사는 “직원 중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이 접촉자로 분리·격리돼 업무공백이 발생하게 된다”며 “직원들의 건강과,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A제조업체는 이달 초부터 3주째 필수인력을 제외한 400여명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되자 “직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대표의 방침에 재택근무를 택한 것이다. 재택 근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건물관리인과 바리스타 등 5명은 유급 휴가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임원회의는 화상회의로, 삼시세끼를 제공하던 식사는 점심 한끼로 줄이되 식사시에는 얼굴을 마주보지 않도록 한 방향 일렬 식사로 전환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직원들이 24일 구내식당에서 한방향 일렬 식사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사진=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직원들이 24일 구내식당에서 한방향 일렬 식사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사진=한국타이어 대전공장)

3200여명에 달하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점심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직원들의 접촉 빈도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이에따라 생산직 직원들은 12시부터 1시 30분까지, 사무직 직원들은 1시30분부터 2시까지로 이원화 해 운영중이다. 밥 한끼 식사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임시 휴업하고 포장판매만

경기도 화성시에서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이형규(31)씨는 정부의 권고대로 내달 5일까지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회원이 400여명에 달하고, 일부 회원중에서는 “운동을 꼭 해야겠다”며 불만도 토로해 임시 휴업이 쉽지 않았지만 과감하게 결단했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지역사회 감염을 막고, 회원들의 건강을 위해 정부 정책을 따르는게 맞다고 판단해서다.

이 씨는 “보름을 쉬면 매출 손실이 크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더 큰 피해가 있어 빨리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시휴업으로 운동을 못한 회원들에게는 기간을 연장해주고, 직원들에게는 무급 휴가를 주는 대신 상황이 좋아지면 보너스를 주기로 약속했다.

이씨는 “회원들과 직원들이 이해해주고 지지해준 만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반드시 꺾여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 피트니스센터 출입구에 정부 정책에 따라 휴업한다는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사진=피트니스 209)
2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 피트니스센터 출입구에 정부 정책에 따라 휴업한다는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사진=피트니스 209)

경기도 안양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명선씨는 커피 등 음료수 매장 판매를 포기했다. 커피숍 안 작은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다가 침이 테이블에 튀고, 그 테이블을 댔던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 때문이었다.

이씨는 감염 우려가 높은 탁자와 의자를 한쪽으로 치우고,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포장 판매만 할 생각이다.

대구의 명물로 알려진 찜갈비 골목 상인들은 지난 20일 긴급회의를 열었다. 손님들이 바짝 붙어 음식을 먹다가 혹시 모를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휴업을 하거나, 포장 판매만 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 한푼이 아쉽지만, 찾아오는 손님을 돌려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묵묵히 싸워주는 국민들이 있어서다.

찜갈비 골목에서 포장 판매를 하는 한 식당 주인은 “코로나19 이후 한 두집 건너 ‘휴업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보면 속도 상하고, 힘도 드는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성실함에 국민 모두가 신뢰를 보여준다면 지금의 이 위기 상황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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