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람이 몹시 심한 날이었습니다. 심한 바람이 우한 폐렴을 실어 가 버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바람이 워낙 센 날이니 산에 가지 말라고 두레가족들이 말렸지만 나는 혼자서 산을 다녀왔습니다. 날마다 둘레길 걷기를 일과로 삼기로 작정한 것을 어기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역시 혼자지만 바람을 거스르며 산행을 하고 나니 몸이 산뜻하고 오히려 기운이 납니다. 내가 80 나이에 산행을 열심히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30세 때에 사역을 시작하였는데 그때가 신학교 재학생 시절이었습니다. 열정은 있었지만 경험이 없었습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하였는데 앞뒤 없이 일하느라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후회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열심히 일하며 살았지만 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철이 들고 보니 70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70이 되던 해 10월에 지금 살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로 들어왔습니다.

젊을 때는 앞뒤를 모른 채 일을 벌리다 허물이 많았으니 이제 늦은 나이나마 열심히 살자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 제대로 못한 일을 이제나마 하려면 무조건 건강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산 타기를 열심히 합니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오늘처럼 바람이 불어도 산행을 멈추지 않을 작정입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10년 정도 열심히 열정을 품고 일하다 90세 마치는 달에 천국으로 옮겨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바램일 뿐이지 결정은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같이 맞바람 부는 날에도 혼자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나는 혼자 산길을 걸으면 행복합니다. 신선한 바람이 좋고 새소리가 좋습니다. 가끔 만나는 산돼지도 반갑습니다. 산돼지도 이젠 내가 착한 사람인 줄로 눈치 챈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손을 흔들며 "미스터 돈씨 잘 지냅시다!!" 하고 지나갑니다. 그래서 나는 산이 좋고 산길 오르기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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