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세기의 끝 2019년. 서울의 작은 마을 용답동을 주제로 한 소리 아카이빙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인공지능이 번식하고 자연의 파괴가 한창인 즈음, 많은 이들의 귀가 이어폰에 갇혀 있는 시절에 한 마을을 소재로 소리에 대해 기록하고 다뤘다. 이 연재의 첫 주인공이기도 했던 오승하 프로듀서와 2019년 하반기를 함께한 소리 프로젝트 <용답하라 2019>

 

서울문화재단/성동문화재단 청년 예술 프로젝트 <잇고, 있고>의 세부 프로젝트로 기획된 오승하 프로듀서의 본 프로젝트. 오승하의 예술적 화두인 소리, 그리고 재개발과 마을 재생이 진행 중인 한 지역을 주제로 삼아 시대적 소리와 공감의 소리, 시간의 소리를 예술로 풀고 아카이빙 하였다. 마을 한복판으로 함께 들어가 그곳 주민들의 사연을 들었고 음악다방을 열고 공연을 했다. 마을 구석구석의 이미지와 소리들을 채집해 기록했고, 글과 음악을 창작해 전시회에 발표할 음원들을 완성해갔다.
 

"잇고, 있고" 프로젝트 아카이빙 북 캡처
"잇고, 있고" 프로젝트 아카이빙 북


12월 왕십리역 갤러리 `허브`에서 열린 <잇고, 있고> 최종 전시회에 마침내 모든 이미지와 글과 음원들이 전시되었다. 전시와 공연의 목적은 최종 발표가 아닌 그 준비 과정의 치열함에 있다고 했지만, 완성된 결과물들과 그것을 보고 듣는 이들이 전해준 따뜻한 울림들은 소중한 보람과 기쁨이 돼 우리에게 전해졌다.

전시 마지막 날, 프로젝트의 총 발표와 파티 공연으로 모든 프로젝트는 막을 내렸다. 인류의 진보가 수반하는 인간성과 자연성의 파괴 앞에서, 6개월의 순수한 소리 프로젝트로 우리는 행복을 느꼈고 온기를 느꼈다. 우리가 느낀 감동과 메시지가 이 지역과 도시에도 작은 울림을 남겼기를. 그 울림과 공명이 사라지지 않고 이곳의 모두에게 오래도록 남아주기를.
 


에필로그 - 오승하 프로듀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 사라지기도, 새로 생겨나기도 하며 공간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을 에워싸는 울림도 달라진다.
덜컹거리는 철도소리, 하천의 물소리,
나무를 놀이터 삼아 짹짹거리는 새들의 소리.
앞 집, 옆 집의 문소리, 골목길 동네 꼬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들.
그리고 지금의 낮은 건물들과 시장이 만들어내는 이 기분좋은 분주한 소리들이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프로젝트는 끝이 나고, 시간과 공간은 계속해서 변해가겠지만
어디선가 누군가는 오늘 이 곳의 따뜻한 울림을 기억할 수 있길.

 

 피아니스트 김별

- 개인 연주회 <마음 연주회> 207회 (2019.03.23. 나루아트센터)
- e조은뉴스 <피아니스트 김별의 별별예술> 연재 중
- 서울문화재단X성동문화재단 <잇고, 있고> 소리 프로젝트
- 제6회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전 - 음악 낭독극 프로젝트 <공명> 음악감독
- 펭귄PD프로젝트 "Joyful" 2019 크리스마스 콘서트
- 코리아뉴스타임즈(현 이코리아) <김별의 클래식 산책> 2017~2018 연재


* 특별 기획 - '별별예술'은 작가의 관점에서 바라본 예술,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 곳곳에서 세계를 펼쳐가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자유롭게 담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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