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합동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세제·대출·청약 규제 총망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상향 조정하고,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내년 상반기까지 집을 팔 경우 양도세 부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또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시가 15억원을 넘는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추가로 강화된다.

현재 27개 동에 적용중인 분양가 상한제는 집값 상승을 선도한 서울 13개 구 전지역과 경기 3개시 13개 동 등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발 상승세의 확산으로 서울 주택가격이 7월 1주부터 24주 연속으로 상승하고, 분양가 상한제 미지정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이 재현되자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홍 부총리, 김현준 국세청장. (사진출처: YTN방송 뉴스영상 캡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홍 부총리, 김현준 국세청장. (사진출처: YTN방송 뉴스영상 캡처)

◇종합부동산세 세율 상향조정
 
정부는 공정과세 원칙에 부합하기 위해 먼저 종부세 세율 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따르면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세율은 기존보다 0.1∼0.3%p 오르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은 0.2∼0.8%p 올라간다.

과세표준 6억∼12억원 주택의 종부세율은 현재 1.0%에서 1.2%로 0.2%p 인상되고 다주택자나 조정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 역시 1.3%에서 1.6%로 0.3%p 올라간다.

또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의 세부담 상한을 200%에서 300%로 올려 주택을 처분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는 시세변동률을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하고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제고할 방침이다.

특히 공동주택 현실화율을 시세 9억∼15억원은 70%, 15억∼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80% 수준까지 반영할 계획이다.

◇양도소득세 제도 보완

다주택자 보유자가 주택을 팔 수 있도록 유인책도 내놓았다.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내년 6월말까지 10년 이상된 집을 팔 경우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반면 실수요자가 아니면 양도세 부담은 커진다.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거래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최대 80%(10년)를 유지하되, 거주기간 요건이 추가된다.

일례로 주택을 10년이상 보유하면 80%의 공제율을 적용받지만, 2021년 이후 집을 팔면 10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도 해야 80%의 공제율을 온전히 다 받을 수 있게돼 이전보다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2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도 인상된다. 현행 주택 외 부동산의 보유기간 1년 미만인 경우 40%에서 50%로, 2년 미만은 기본세율(6∼42%)에서 40%로 높아진다.

또 조정대상지역 일시적 2주택자가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전입하고 1년 내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 등 중복보유 허용 기간이 단축된다.

◇주택담보대출 관리 강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관리가 강화돼 대출도 어렵게 됐다. 이 지역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전면 금지된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과 주택임대업 및 매매업, 개인사업자 및 법인 대출이 대상이다. 아파트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원천 봉쇄되는 건 초유의 일이다.

단 재개발 재건축 조합원이 1주택세대로서, 사업추진(조합설립인가) 전까지 일정기간(1년이상) 실 거주한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때는 예외를 허용키로 했다.

또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에서 20%로 낮아져 대출액이 줄어든다. 현재는 주택가격 구간 없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40%의 LTV가 적용됐지만 9억~15억 원 구간을 신설해 LTV를 20%로 줄이는 것이다.

일례로 현재 14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5억6000만원이었지만 17일부터는 4억6000만원으로 1억원이 줄어든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금융사별이 아닌 담보대출 차주 단위로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의 실수요 요건도 강화된다. 현재 무주택 가구가 공시가격 9억원을 넘는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2년 내 전입을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시가격 9억원에서 시가 9억원으로 변경되고, 1년 내 전입 및 처분 의무가 생긴다. 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전세대출 보증도 제한하고 차주가 전세대출을 받은 뒤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이 회수된다.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방지

최근 전세 보증금을 안고 집을 사는 갭 투자 비중이 서울의 경우 7월 49.8%에서 11월 56.1%로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도 제시됐다. 

정부는 전세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을 회수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전세 대출 차주가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구입할때 사적 전세대출 보증(서울보증보험)은 제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전세대출 보증도 제한할 수 있도록 기관에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

정부가 지난달 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지정 이후 미지정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상 기류가 발생하자 적용 지역을 확대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따라 서울에서는 집값 상승을 선도한 서울 13개 전 지역과 경기 3개시(과천·하남·광명) 13개동, 정비사업 이슈 등이 있는 서울 5개구 37개동을 추가 지정했다.

이로써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는 동수로만 보면 기존 27개 동에서 322개동으로 대폭 증가하게 된다.

◇청약제도 개편 및 자금조달 계획 검증 강화

청약제도도 개편된다. 평형과 관련 없이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에 당첨되면 10년간, 조정대상지역에서 당첨되면 7년간 재당첨이 제한된다.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하거나 불법전매가 적발되면 주택 유형에 관련 없이 10년간 청약을 금지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나 66만㎡ 이상 대규모 신도시에서는 청약 1순위 요건이 되는 거주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검증도 강화된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대상이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주택 취득자에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주택 및 비 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취득시로 확대된다. 이와함께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주택을 살 때는 신고서와 함께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혜택은 계속 축소키로 했다. 미성년자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고 등록이 말소된 사람은 2년 이내 등록이 제한되며, 임대보증금을 떼먹는 사업자는 등록을 말소하고 세제 혜택을 환수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대책 발표 이후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2차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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