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2015년 합격)

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생활패턴을 철저히 통제한다

수험생활에 있어서 가장 먼저 통제해야 할 것은 수험생의 몸입니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그 이상까지 레이스를 해야 합니다. 마치 운동선수처럼 공부를 할 수 있는 몸과 체력, 그리고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자신에게 맞는 공부 장소와 방법을 빠르게 파악해두면 좋습니다.

저는 독서실은 너무 갑갑하고 갇힌 공간이라 오히려 집중이 되지 않았고, 집은 나태해져 긴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적당히 있어서 경쟁의식도 생기고 밀폐되지 않은 공간이면서 돈도 들지 않는 인근 시립도서관이 최적이었습니다.

도서관이 문을 여는 시간과 문을 닫는 시간, 그 시간이 제가 공부하는 시간으로 정해졌습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 하루 14시간 도서관에 매일 공부했습니다. 그 중 점심시간 한 시간을 빼고, 아침 저녁으로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 화장실 때문에 움직이는 시간 등을 빼면 12시간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공부 스케줄을 매일 짰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루에 한 과목을 집중하거나 매일 모든 과목을 돌아가면서 보거나 하세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어는 매일 해야 합니다.

도서관은 여러 수험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공간이다 보니 게시판에 종종 밥터디 모집, 단어 스터디 모집, 출석 멤버 모집 등 사람들을 모으는 알림이 붙어있습니다.

저는 그런 것은 절대 하지 마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철저히 혼자인 것이 본인의 몸이 스케줄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밥 먹을 때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단어를 반복해서 듣거나, 들었던 강의를 다시 듣는 복습했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면서 밥 먹다 보면 밥 먹는 시간이 길어지고, 무엇보다 그 사람들과 커피라도 한 잔 하게 되는 날이 생깁니다. 사람들과 친해지면 여러모로 쉬는 시간도 누군가에게 맞춰야 할 수도 있어서 피곤해집니다.

도서관에 가는 것은 그냥 습관이 되면 아무 생각없이 알람에 맞춰 일어나서 나가게 됩니다. 늦잠 자면 그냥 늦게 가면 됩니다. 그 날 늦장 부려서 일정이 밀렸구나 하고 두 배로 집중하면 됩니다.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철저히 자기 위주로 일정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모임은 물론 누군가의 교류도 웬만하면 하지 마세요. 이렇게 철저히 혼자일 수 있는 시간도 인생에서 얼마 안 되는 기간입니다.

♣ 수험생은 감정조차 단순해야 한다

수험생에게는 감정기복은 없는 게 좋습니다. 너무 기쁘지도 말고 너무 슬프지도 말고 그저 그런 감정으로 매일 살아가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에 누군가를 만나 연애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더 좋은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더 나은 환경과 조건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지지하며 사귄다고 하지만 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감정을 주고 받습니다. 그러다보면 그 사람으로 인해서 너무 기쁘거나 너무 슬플 때가 생겨 감정소비에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만나고 있던 사람이 있다면 그저 그냥 두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감정의 큰 변화가 없도록 마음을 통제하는 것이 수험생의 미덕입니다.

요즘은 공무원 시험 시장의 인터넷 강의가 너무나 발달해서 굳이 노량진이나 수험가에 가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최고의 강사들의 최고의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말이 많습니다. 이것은 어떻다, 저것은 어떻다,이렇게 하지마라, 저렇게 하지마라 등 너무 많은 말을 들으면 오히려 심정이 복잡해집니다.

초반 1개월은 공무원 시험에 대한 탐색과 과목별 본인에게 맞는 선생님을 정하고 결정했다면 다른 이야기에 휘둘리지 말고 결정을 밀고 나가다가 본인이 판단하기에 결정이 잘못됐다 하면 그때 고치면 됩니다. 강사님을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본인을 믿고 다른 사람의 말을 의식하지 마세요.

♣ 시험의 특성을 빨리 파악한다

공무원 시험을 시작하는 수험생분들에게 가장 해드리고 싶은 말은 이 시험의 합격이 정말 절실하지 않고 제2, 제3의 선택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공무원 시험은 합격하지 않는 이상 이외에는 그 어디에도 써먹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누가 너 뭐하냐고 물었을 때, 할 말이 없어서 ‘공시생’이라는 이름을 내밀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게 낫습니다.

5개의 과목, 한 과목당 20문제, 총 100문제를 100분 안에 풀어내야 하는 시험입니다. 굉장히 방대한 양의 지식을 짧은 시간 내에 머리 속에서 출력해내야 하므로 반복과 암기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지식은 다른 곳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시험에 뛰어든 사람들 중 단기 합격에 실패하면 장수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처음 시험에 떨어지고 생각한 것은 다음 시험에 못 붙으면 위험하다는 위기의식이었습니다. 한 번 봤던 것이라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어디를 내가 모르는지 모르겠고 다 아는 것 같아서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래서 장수생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은 길어질수록 힘든 시험입니다.

또한 공무원 시험은 학문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시험입니다.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쌓아야 합니다. 단순히 제한시간 안에 시험문제를 남들보다 많이 맞추면 됩니다. 그러니 처음 수험서를 접하는 수험생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완벽주의.

다 이해하자고 보는 책이 아닙니다. 암기하기 위해서 이해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암기는 문제를 빨리 풀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방법이 투박하든 초등학생 같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머릿속에 넣고 빨리 뺄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의 방법입니다. 절대 기본서를 붙들고 오래도록 씨름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은 최대한 문제를 많이 푸는 것입니다. 특히 한 번 떨어지고 수험생활이 길어지고 있다면 더욱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다 안다고 생각되는 것들도 문제를 풀다보면 틀리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 부분이 내가 모르는 부분이고 오답을 찍은 나를 만나게 되면 매너리즘병이 고쳐집니다.

본인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에는 그 부분을 다시 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매일 시간을 재고 문제를 푸는 것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제가 아침에 도서관에 딱 앉고 하는 일은 스톱워치를 놓고 모의고사를 하나 푸는 것입니다. 그 날 점수가 잘 나오면 잘 나와서 기분 좋게 공부를 할 수 있고, 못 나오면 위기의식이 생겨 쫓기듯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모르는 부분을 찾아서 공부하니 효율도 높습니다. 틀린 문제를 오려 오답노트를 만들면 졸음도 물리칠 수 있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과 암기 팁

먼저 영어는 매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수험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목은 단연 영어입니다. 가장 먼저 기초가 없다면 영어 단어를 많이 외웁니다. 단어는 전날 마무리할 때 눈으로 외우고, 다음날 아침 이동하는 시간에 MP3 파일로 듣고 뜻을 떠올리면 좋습니다.

어원으로 외우는 걸 추천합니다. 그 많은 단어를 다 외울 수는 없기 때문에 유추해서라도 맞히면 그만입니다. 단어를 뜯어서 감을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어원을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어를 뜯어서 가르치는 강사님을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외우기 쉽게 해주는 책, 즉 발음을 한글로 바꿔서 연상하기 쉽게 해주는 책을 병행하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단어를 매일 쌓아가는 중에 문법은 기초 문법을 최대한 탄탄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려운 문법은 알 필요 없습니다. 기초 문법을 탄탄히 하면 해석은 따라 오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그 긴 영어 지문 다 읽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딱 한 두 문장을 누가 더 정확히 해석하느냐가 독해 득점의 관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 문법이 탄탄해야 합니다. 방대한 문법서를 완독하려고 하지 말고 잘 정리된 필수 문법 정리서를 완벽히 이해하는 데 목표를 두고 공부하면 좋습니다.

저와 같이 쓰면서 암기하는 습관이 있는 수험생들에게는 암기가 최적의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눈으로 암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필자의 이상한 고집인지 학창시절의 습관인지 때문에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면 공부를 했다는 느낌이 남지 않아서 쓰면서 암기를 하곤 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는 암기법은 마지막에 수첩 하나를 위해서 정리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1회독 때 적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일단 다 적습니다. 그리고 다음 회독 때 아는 것은 빼고 모르는 것만 남겨서 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그의 반만 하고, 분량을 계속해서 줄이다가 시험 한 달 전에는 무조건 모든 과목을 얇은 수첩 한 권에 다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시험장에 가서 이 수첩 한 권을 쭉 보면 한 과목을 다 보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도 되고 암기하는 데도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한국사를 예로 들면 선사, 삼국, 고려, 조선 등 각 시대를 정치사, 경제사, 문화사 등을 시간 순으로 각각 한 장에 표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해서 한국사는 모든 수험생들이 잘 하는 과목이므로 5∼7분 안에 90점 이상을 목표로 공부해야 합격권에 들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수험생활이 힘든 이유는 불안함 때문입니다. 합격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면 사실은 공부할 때는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만 잘되면 기쁜 생활이었기 때문에 나쁘진 않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매일이 너무나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날 컨디션이 안 좋거나 실수를 하면 한 문제 차이로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불안감이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그 기억은 나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은 기억입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합격권에 들면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내가 이 정도로 했는데도 떨어지면 나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므로 이 시험을 그만 두겠다’는 생각입니.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 나는 이 더 이상 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을 했다고 확신이 될 때, 그 때는 반드시 합격합니다.

어떤 날은 졸음을 이길 수 없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날은 집중이 되지 않아 눈물이 날 지경인 날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무리 외워도 다시 원점인 것 같은 날은 책을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녹음 파일을 듣거나 인강을 듣거나 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채찍질해야 할 때와 응원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나태해진다고 느껴진다면 이래가지고 되겠느냐고 사정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지원, 친구들과의 단절,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소중한 시간의 투자, 이 모든 것이 헛되게 할 것이냐고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야 합니다.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치는 순간에는 지금까지 잘해왔고 잘 할 수 있다고 그 누구보다 힘차게 자신을 응원해야 합니다. 흔들릴 수 있으나 부러지지 않으면 반드시 합격의 날이 옵니다. 수험생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지키기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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