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오재현 기자]  김가연 귀국특별초대전을 통해 극적인 역사의 순간들을 날카롭게 포착, 서사적 이야기와 서정적 이미지를 결합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김가연화백의 개인전이 은평구 SeMa 창고에서 열린다. 

작년 초대전 이후 불과 일년여만에 삼십여점의 작품을 그려댄 작가의 열정도 놀랍지만, 한점 한점의 작품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은 채 통일된 하나의 테마를 향해 정렬되어 있는 점은 치열한 작가정신의 반증으로 보여진다.

그의 화폭들은 현란한 색감이나 구도에 의지하지않고 생명체들조차 기호화되어버린 디지털시대의 획일성을 아프게 고발하고 있다. 개성과 정체성의 상실, 제복으로 상징되는 획일화는 두뇌와 가슴이 지워진 형체의 나열로 표현되어져 alt shift 등의 명령어에 지배당한 채 차가운 화폭 속에 무기력하게 갇혀있을 뿐이다.

늘 풍부한 서사성을 확보하면서 인간보편의 부조리를 차갑게 응시하는 작가의 시선이 그의 화폭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녀가 작품들 갈피갈피에 숨겨놓은 알레고리를 찾아내는 것은 관람의 또 하나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가연 개인전 서울 은평구 소재 SeMA 창고에서 12월 8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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