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중국을 이끌어온 50인의 모략가! °한비자[韓非子]°
"법(法)"은 드러내야 하고, "술(術)"은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주받은 '비기'를 남긴 말더듬이 한비자,  
그는 인성의 약점과 욕망을 끔찍하리 만큼 아프게 지적한 칼날같이 예리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지성의 한비자가 바라본 세상!

(어제 4부에서 이어집니다.)
이어 설득에 대해서 말하길, 말은 입 밖에 내는 사람이 많으면 믿을 수 있는것이라 생각하게 되는 데 진실이 아닌 말도 열 사람이 말하면 반신반의,  백 사람이 말하면 진실일지 모른다 생각하고, 
천 사람이 말하면 틀림없이 진실이라 믿어버리고 누가 뭐라 건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면서 나쁜 사람이 이점을 이용하여 천 사람에게 나쁜 상황을 퍼뜨려 자기 뜻을 성취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으므로 상대방을 잘 헤아려 따져봄이 중요함을 일깨우면서 여러 사례를 들고 있다. 

또 말은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화려한 말에 현혹되어 말 중에 숨은 뜻을 놓치지 말고 그것을 간파함이 중요하다 역설하고 있다.  그러면서 설득의 어려움은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의 마음을 통찰하고 자기의 말을 정확하게 그에게 합치시키는 것이고, 설득의 요체는 상대방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바를 더한층 미화해 주고 상대방이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숨겨주는 것을 이해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또한 대체적으로 일은 비밀을 유지함으로 성공 하고 말은 비밀을 누설함으로 실패함으로 이점을 유념하라 한다. 그 대표적 예가 제나라 정곽군이 설에 성을 쌓아 옮겨가려 하니 많은 식객들이 반대 했으나 듣지않고 문지기에게 손님을 들여보내지 말라 했는데 제나라 사람이 "꼭 만나고 싶다"면서 세 마디만 하고 갈테니 세 마디가 넘으면 죽이든,  삶아먹든 알아서 하라 하니, 그러면 들여보내라 하여 만나주는데 그가 "해대어(海大魚)"만 하고는 가려 했다. 

정곽군은 "그 뜻이 무엇인지 말해주게!" 하자 목숨이 걸려있는 만큼 웬만해서는 곤란하다 하니  "제발 나를 위해 말해 달라!"라는 말에 답하길, "바다의 대어는 그물이나 작살로도 잡을 수 없으나 정신없이 헤엄치다가 바닷물에 밀려 모래밭에 오르면 땅강아지나 개미라도 마음대로 잡을 수 있다면서 지금 제나라는 주군에게 바다이고 주군은 앞으로 계속 제나라 정권을 잡게 되시는데 설 땅에 성벽을 만들어 무엇 하겠느냐며 제나라를 잃으면 설의 성벽은 하늘만큼 높이 쌓아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라고 하자, 잘 알겠다면서 설에 성벽 쌓는 것을 포기케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계속적인 이어지는 사례를 통해서 군주가 어떻게 치세를 펼쳐야 하는지를 교훈한 한비자는 중국을 통일하려는 진나라의 정(시황제)에 의해 받아들여져 그의 뜻을 이루게 해 주었다. 

한비자는 왕이 나라를 다스림에는 무엇보다 법이 있어야 하고 이 법에 의하여 통치하면서 적당히 상벌을 내림으로써 신하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법술 정치를 주장함으로써 법가의 수장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순자와 한비자를 좀 더 길게 언급한 것은 이들의 논술이 체계적임과 설득력을 갖추고 있어 음미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무서운 지성으로 법가 사상을 집대성했고, 그것은 통치술과 제왕학으로 표출되었다.

한비자, 영광과 비극을 한 몸에 지녔던 이 학자는 법가학파의 종합판이었다. 그의 중심 사상은 이런 것이었다. 군주는 막강한 권력을 지녀야 하며 인민들의 감사를 바랄 필요가 없다. 또한 인민의 원망에도 아랑곳할 필요가 없다. 그저 상벌이 엄격하고 분명하면 정부를 만능으로 만들 수 있다.

한비자가 죽은 뒤 그를 숭배하는 학자들이 그의 작품을 하나의 책으로 정리하여 『한비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비자를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던 진시황과 동문수학한 이사는 한비를 죽였지만 그의 사상은 고스란히 접수하여 날로 커져가는 그들의 제국을 통치하는데 한껏 활용했다.

제왕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탄생시킨 한비자는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와 같은 존재였다. 
이 때문에 숱한 오해와 공격의 표적이 되었지만 그만큼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제왕학과 정치사상을 제시한 인물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권력관계와 그를 둘러싼 투쟁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틀'로서 인성(人性)이란 문제를 제기했던 한비자는 존재 자체로 충격이었다. 그는 인간의 이기심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간파한 다음 이를 제왕학(통치학)의 권술(權術) 이론으로 발전시켜  권력론 - 권술론 - 제왕학이 그에 이르러 하나로 결합되어 가장 실감나는 이론체계로 확립되었다. 

그의 이론은 깨어 있는 시대의식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물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비극적인 최후를 면키 어려웠다.
(내일은 6부로 이어집니다.)

오늘도 상대방에게 설득을 하던, 화려한 말을 하던, 현혹시키는 말이 아닌 진심이 담겨있는 말을 하는 금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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