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신생 독립국 브루나이

보르네오섬에 위치한 브루나이는 열대우림과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유명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1984년 브루나이가 독립하기 전부터 브루나이에 총영사관을 설치하고 독립 즉시 수교를 맺었다. 현재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 독립 직후 1984년 4월 한국을 방문하는 등 양국 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4년 12월 브루나이 국왕의 국빈 방한,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 국빈 방문 등 양국 정상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아세안은 다자회의를 주재하는 ‘의장국’과 별도로, 대화 상대국과 수시 협의 및 의견 조율을 위해 국별 ‘대화관계조정국’을 지정해 운영하는데 브루나이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아세안 대화관계조정국 역할을 수행하는 중이기도 하다.

한류 인기에 힘입어 브루나이 내 한국어 학습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브루나이국립대학교(UBD)에 한국어 과정이 개설돼 있다.

9월 13~15일 열린 ‘코리안 페스티벌 2019’ 행사에서 브루나이 태권도 도장 수련생들이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주 브루나이 대사관)
9월 13~15일 열린 ‘코리안 페스티벌 2019’ 행사에서 브루나이 태권도 도장 수련생들이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주 브루나이 대사관)

건설·원유·가스 등 교역 활발

브루나이는 아시아 대표 산유국으로 원유, 천연가스를 주로 수출하며 브루나이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석유·가스의 비율은 2017년 기준 54% 규모(브루나이 경제계획개발부)다. 한국은 브루나이의 5위 수출국(2017년 기준)이면서, 가스 수출에서는 2위 수출국이다. 2018년 기준 양국 교역 규모는 6억 7000만 달러다.

양국 간 경제교류는 우리 건설업체가 신생 독립국 브루나이 건설사업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원유·가스 관련 교역 등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됐으나 1997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브루나이의 경제개발 투자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한국 업체는 모두 철수하고 원유·가스 도입 관련 협력만 지속해왔다.

2010년대 들어 브루나이가 대규모 산업단지, 교량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우리 건설업체들이 브루나이에 재진출하기 시작했다. 브루나이의 각종 인프라 사업에 꾸준히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브루나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유명 사원, 대교 건설 등에 참여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초청으로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과학기술 공통 관심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브루나이 특허청이 우리 특허청을 국제조사기관으로 지정하는 한편 자원, 기술·혁신 산업, 식품가공 등 분야에서 우호적인 투자 환경 조성 등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한·브루나이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먼저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단순 도입을 넘어 가스전 탐사개발, 수송, 판매 등 LNG 전 분야에 걸친 밸류체인 협력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브루나이는 세계 13위의 LNG 수출국으로, 우리나라는 연간 100만 톤 내외를 도입해오다 2018년 3월 계약이 종료된 상태다.
2018년 11월 포스코대우와 브루나이 국영석유회사(Petroleum Brunei) LNG 밸류체인 전 범위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현재 양사 간 구체적인 협력사업 발굴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협력이 구체화될 경우 국내에 안정적인 LNG 도입 물량을 확보하고, LNG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인도 등 아시아 LNG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또 LNG 인프라 투자 참여 기회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브루나이 최대 템부롱 대교 한국 기업이 건설

한편, 그동안 브루나이 랜드마크 건축물 건설에 우리 기업이 성공적으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프라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기반도 마련했다. ‘리파스 대교’는 브루나이 강을 연결하는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로 우리나라 대림산업이 건설해 2017년 10월 개통된 다리다.
대림산업은 현재 공사 중인 ‘템부롱 대교’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템부롱 대교는 동·서로 분리된 브루나이 국토를 연결하는 총 30km(해상교량 13.65km), 15억 달러 규모의 브루나이 최대 건설사업이다. 이미 발주된 4개 공구 중 우리 기업은 핵심 구간인 해상교량 2개 공구를 수주해 올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향후 사업 발주가 이루어질 경우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양국 특허청은 우리 특허청을 브루나이의 국제특허출원을 위한 국제조사기관(ISA: International Searching Authority)으로 지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브루나이 특허청이 수리관청이 되는 국제특허출원에 대한 국제조사를 한국 특허청이 수행하게 된다.

현재 17개국이 우리 특허청을 국제조사기관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국제조사 건수 기준으로 우리 특허청은 10.9%의 점유율을 차지해 유럽·일본·중국에 이어 세계 4위다. 브루나이는 MOU 체결로 아세안 회원국 중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에 이어 7번째로 우리 특허청을 국제조사기관으로 지정했다. MOU 체결은 브루나이를 교두보로 아세안 등 신흥국 국제조사 서비스 시장 진출을 통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출 확대, 우리의 특허제도 확산을 통한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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