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오재현 기자]  달력이 한장만 남아 있는 11월.

올해도 연말을 앞두고 지난 10일 나의 오랜 팬클럽인 <포에버 22>와 함께 13년째 이어지는 봉사활동을 경북 경산에서 하고 왔다. 보통은 12월에 하게 되지만 올해는 나의 일정이 너무 바빠서 회원들의 양해 아래 다른 해보다 조금 이르게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전국 각지에 흩어져 각자 삶의 현장에서 바쁜 중에도 이렇게 매년 뜻 깊은 활동을 이어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연탄 나르기 , 시설 방문 , 밥퍼 사역 , 해피하우스 지원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꾸준히 활동했는데 올해는 경산에 위치한 중증장애우시설 “ 루도비꼬집 “으로 정했다.

이날 만큼은 전국 각지에서 흩어져 사는 회원님들이 열 일을 제쳐놓고 참석을 하는 편이다. 그날 장애우들과 함께 손을 잡고 마을 한바퀴를 돌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잠시 왔다가 가지만 장애우들과 늘 함께 하는 봉사자들의 헌신이 존경스러웠다.

모든 행사를 끝내고 저녁 시간이 되어 회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오늘 있었던 봉사활동에 대해 서로 피드백 하며 늦은 시간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몇번씩 기차를 갈아타고 멀리 목포에서 오신 회장님, 교사로 바쁠 텐데 봉사지역선정부터 음식준비까지 꼼꼼히 챙겨준 총무님을 비롯하여 원근각처에서 좋은 일을 함께 하고 싶은 회원들의 좋은 마음이 모여 해마다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뿐이다.

야구선수 이만수를 응원해 주었던 오래된 팬들이 주축이 된 <포에버 22>는 이제 회원들끼리는 가족 같은 분위기이다, 나를 빼고 함께 모여 밥도 먹고, 놀러도 가고 자주 모여 내가 서운할 지경이다. 선수와 팬으로 만나 이제는 함께 늙어가고 좋은 일, 의미 있는 일도 함께 하는 모임으로 오래오래 있어주어서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늦은 시간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생각해 보니 지금의 내가 있기 까지는 사랑해 주고 응원해 주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컸다. 요즈음 간혹 팬들에게 실망을 주거나, 내가 야구만 잘하면 된다 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면 얼른 마음을 바꾸기를 부탁한다. 나의 플레이가 아무리 멋져도 박수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떨까? 야구가 직업인 프로선수라면 기량을 갈고 닦을 뿐 아니라 나를 응원해준 팬들까지 나의 야구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잘 기억하기를 선배로써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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