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역할은 B급 직원을 A급에 도달 하도록 돕는 일이다."

“한 기업의 생존과 번영은 결국 내일의 경영자 손에 달려 있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1954년 『경영의 실제』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기업의 미래를 결정 하는 것은 기술이나 자본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미 당시부터 기술의 발전 속도는 예측이 불가능 할 정도로 빨라졌고, 시장경쟁도 치열해졌다. 모든게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업의 생존을 담보 하는것은 결국 제대로 된 경영자 밖에 없다는게 이 경영 구루(전문가)가 반세기전에 내린 결론이었다. 

이를 통해 드러커는 “기업에서 경영자를 선발하고, 평가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을 경영자로 발탁해야 할까? GE의 잭웰치 전회장만큼 이 문제를 고민한 인물도 없을것 같다. GE를 세계 최고기업의 반열에 올린 그는 드러커의 ‘제자’를 자처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인재 육성을 기업활동의 핵심으로 끌어 올렸다. “근무시간의 75%를 핵심 인재를 찾고, 채용하고, 배치하고, 평가하고, 보상하고, 내보내는데 썼다”고 회고 할 정도였다. 

그 결과 GE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이 됐고 지금도 ‘인재 사관학교’로 불린다.

네 가지 ‘E’, 그리고 ‘P’ 
웰치 전 회장은 뛰어난 경영자가 되기 위한 자질을 ‘4E+P’로 정리했다. 네 가지 ‘E’는 각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에너지(Energy) 
▶활기를 불어넣는 능력(Energize) 
▶단호한 결단력(Edge) ▶실행력(Execute)이다. 

‘P’는 열정(Passion)을 뜻한다. 
그 중 그가 특히 중시했던 것은 열정이었다. 그는 “열정이 있는 사람은 동료가 승리하도록 진심으로 배려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사랑하며, 주위 사람들의 성장에 큰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A급 인재와 B급 인재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열정”이라며 “경영자들이 하는 일은 바로 B등급의 직원들이 A등급에 도달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덧 붙였다. 

반면 전문지식은 핵심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웰치 전 회장은 “TV 코미디 쇼나 제트엔진 만드는 방법을  알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했다. 문제는 올바른 사람을 뽑는 일이라는 것이다.

판단에는 행동이 따라야
이타미 히로유키 교수는 잭 웰치를 비롯,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경영자들의 전기를 분석해 ‘3대 자질’을 추출해냈다. ‘에너지’ ‘결단력’ 그리고 ‘인정과 이치’가 그것이다. 

이타미 교수는 에너지를 
▶어려운 국면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정력
▶새로운 것을 시험해 보려는 기력 
▶저항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박력 ▶권력투쟁에 뛰어들어 싸울 수 있는 담력으로 정의했다. 

1970~80년대 일본에서 ‘재계 총리’로 불리던 도코 도시오(土光敏夫ㆍ도시바 전 회장)는 이 에너지의 개념을 확장해 ‘활력(vitality)’을 경영자의 필수적 자질로 꼽았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Vitality=지력×(의지력+체력+속력)’ 
 
강한 의지와 체력, 여기에 경쾌한 풋워크까지 지녔다면 지적인 능력을 지렛대로 삼아 경영자로 서 커다란 활력을 뿜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지력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 뿐 아니라 사물을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경영자는 종종 조직 전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두 번째 자질인 결단력이다.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을 단호 하게 선택해 흔들림없이 나아가는 능력을 뜻한다. 

결단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타미 교수는 “선견지명이 있는 판단이 중요 하지만 그렇다고 판단만으로 결단을 내릴 수는 없다”며 “판단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단이 아니라 평론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판단과 행동 사이에는 ‘현실’ 이라는 깊은 낭떠러지가 놓여 있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선 ‘도약력’이 필요하다. 잭 웰치가 말하는 세 번째 ‘E’인 실행력과 같은 의미다. 

이타미 교수는 이를 ‘결단력=판단력+도약력’ 이라는 공식으로 표현한다.

아랫사람 감정도 살펴야
마지막으로 ‘인정과 이치’는 정서적 영역이라는 점에서 잭 웰치가 말한 ‘열정’과도 통한다. 

이타미 교수는 이를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면서 동시에 논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경영은 인간 집단 내에서 이뤄지는 활동 이기에 감정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혼다 소이치로는 일하면서 부하들에게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하곤 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랫 사람의 감정을 배려 해 주며 격려를 해줬다. 

“어이, 괜찮나! 내가 잘못했네!” 그래서 혼다를 ‘정(情)의 달인’이라고 한다. 직원들이 얻어 맞으면서도 혼다를 잘 따랐던 이유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라는 주문이 단순히 ‘사람 좋다’는 평가를 들으라는 말은 아니다. 

드러커는 “모든 성공하는 조직을 들여다 보면 언제나 냉정하고 까다로운 상사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부하들에게 높은 목표를 제시하고 정확한 일 처리를 요구 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스스로 실천하기에 단순한 ‘호감형 인물’보다 더 존경을 받는다”고 말했다. 

천재일 필요는 없다
특수한 역할을 맡은 경영자에게는 특수한 자질이 요구되기도 한다. 이타미 교수는 이를 ‘제4의 자질’ 로 분류한다. 예컨대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려는 창업자의 경우 ‘구상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반면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을 가다듬고 개혁 하려는 경영자는 맺고 끊는 ‘절단력’이, 이미 갖춰진 사업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려는 수성의 단계에선 ‘포용력’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이런 경영자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배워서 얻을 수 있을까? 드러커는 “경영자가 천재여야 하거나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본적인 임무와 기능은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도 결코 배워서 얻을 수 없는 자질이 딱 한 가지 있다고 했다. 바로 ‘성실성(integrity)’이다. 그는 “성실성은 사후에 획득 할 수 없고 처음부터 가지고 있어야 할 조건”이라고 못 박았다.

오늘도 B급 직원을 A급 직원으로 만드는 지혜롭고 성실한 월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