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교회(活貧敎會)는 48년 전 10월 3일에 시작되었습니다. 그 해는 10월 3일이 주일이자 개천절이었습니다. 우정 뜻을 살펴 개천절이고 주일인 날에 창립예배를 드렸습니다. 세계에 나라 숫자가 220 나라가 넘습니다. 그렇게 많은 나라 중에 나라를 세운 날을 하늘이 열린 날이란 의미를 지닌 開天節이라 이름 붙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개천절이란 이름 자체가 우리 겨레의 깊은 영성(靈性)을 나타냅니다. 활빈교회는 48년 전인 1971년 10월 3일 오후 3시에 창립의 기치를 올렸습니다.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청계천 빈민촌에서 20평 남짓한 판잣집을 구입하여 방을 헐고 흙바닥에 가마니를 깔고 창립예배를 드렸습니다. 세월이 지나 오늘 48주년을 기념하는 예배를 남양만 활빈교회에서 드렸습니다.

활빈두레운동 48년 세월을 되돌아보면 감개가 깊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2학년 학생이던 30세에 시작하여 내 나이도 세월 따라 79세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허물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활빈교회 목회를 담당하고 있는 후임 목사가 최고의 목사란 점입니다.

한양국 목사는 서강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까지 받은 학구파 목사이면서 겸손하고 정직하고 양떼를 사랑하는 목사다운 목사입니다. 내가 구리두레교회 후임자를 세울 적에 이문장이란 저질 목사를 사람을 세워 공동체 전체가 풍지박살이 난 쓰라린 경험이 있기에 활빈교회는 최고의 목사가 이끌어 주는 것이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오늘 예배에서 설교한 내용은 48년 전 창립예배 드릴 때에 창립정신으로 선포한 다섯 가지를 되풀이 하였습니다. 첫째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예수입니다. 빈민, 영세농민, 저임금 근로자들을 위한 교회를 세운다. 둘째는 교회가 있는 마을, 지역 사회를 섬기고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교회가 된다. 셋째는 사랑을 훈련하고 연습하고 실천하는 교회가 된다.

넷째는 한국에 적합한 신학, 교회 구조, 선교 방법을 적용하는 교회가 된다. 다섯째는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교회가 된다. 이들 다섯 가지 창립정신은 해마다 10월 첫 주를 맞으면 이사야서 61장 1절~4절 말씀을 본문으로 하여 첫 창립예배를 드리던 날에 선포하였던 다섯 가지를 거듭 선포하였습니다. 48주년을 맞으며 활빈두레 가족들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바닥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다짐을 합니다.

동두천 두레마을
동두천 두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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