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과 75년에 내가 서대문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다. 중앙정보부에서 조사 받는 과정에 손톱을 다치게 되었다. 다친 손톱이 서서히 빠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기지개를 펴다 아픈 손톱이 이불에 걸리게라도 되면 그 통증이 대단하였다.

세수하다가도 손톱이 머리카락에 걸리면 자지러지게 아팠다. 나는 아픈 손톱이 하루 빨리 빠졌으면 하는 마음에 손톱을 만지곤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알게 되었다. 다친 헌 손톱이 그냥 빠지는 것이 아니라 새 손톱이 자라는 만큼 밀려나고 있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케 되었다. 그래서 그 후로는 헌 손톱 빠지는데 마음을 쓰지 아니하고 새 손톱을 기르는 데에 정성을 기울였다.

생각하기를 새 손톱이 잘 자라려면 온몸이 신진대사가 잘 되어 세포 분열이 왕성하여져야 할 것이라 여겨졌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부터 냉수마찰을 하고 보건 체조를 하고 콩밥도 꼭꼭 씹어 먹기를 부지런히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헌 손톱이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를 새 손톱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 사건이 나에게 생각을 깊이 하게 하였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케 하였다. 나는 헌 손톱 빼는 사람이 아니라 새 손톱 기르는 일에 인생을 투자하겠노라는 다짐이다.

동두천 두레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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