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한 가지 병이 있다. 병이라기보다 한 가지 증상이라는 표현이 좋을 듯싶다.

조로증(早老症)이다. 이를 조자에 늙을 노자이다.

얼마 되지 않는 나이에 노인 행세를 한다. 노인 행세를 하니 삶을 즐길 줄 모른다. 마음이 늙어지니 정서가 메마르고 여유가 없어지고 낭만이 사라진다. 그런 사람들을 겉늙은이라 부른다. 나는 지금 79세인데 그렇게 늙어가는 것을 거부한다.

나이 들어 늙어가지만 천천히 여유롭게 멋있게 늙으려 한다. 그렇게 천천히 늙어가기 위해 실천하는 것이 3가지이다.

첫째는 날마다 가볍게 노동하고 등산한다.
둘째는 열심히 독서하여 뇌세포가 늙지 않게 노력한다. 오늘도 일본의 이가미 미츠루가 쓴 혁신의 경제학을 읽고 있다.
셋째는 감성 지수 곧 EQ를 높이기 위하여 동심의 세계인 천진난만한 정서를 가꾸려 노력한다.

오늘 오후에는 감성 지수를 높이기 위하여 두레마을 산골짜기에 숲길을 닦는 일을 했다. 숲길이 나의 감성 지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우리가 닦고 있는 숲길은 그냥 숲길과는 다르다. 골짜기 개울을 따라 개울물 흐르는 소리, 새 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숲 사이를 걷는다.

우리 산에는 다래와 머루나무가 지천에 깔렸다. 숲길을 따라가며 길가에 다래나무를 심는다. 다른 편 길에는 머루나무를 심는다. 다래나무와 머루나무가 뻗어나가도록 받침대를 세워 숲길이 다래나무와 머루나무로 덮이게 하여 그늘이 지게 한다. 그 길로 다니며 좋은 생각하고 좋은 꿈을 꾸게 한다.

이런 생각하며 숲길을 가꾸어 가고 있다. 이런 생각 이런 일을 하니 늙을 새가 없어진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