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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피아니스트 김별의 별별예술(1) - 문화예술 기획자 오승하
[기획연재] 피아니스트 김별의 별별예술(1) - 문화예술 기획자 오승하
  • 피아니스트 김별 객원기자
  • 승인 2019.07.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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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뉴스=김별 객원기자]  예술은 우리 곁에 존재한다. 자연에 존재하고 우리 기억에 존재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사는 곳에선 늘 그들의 삶과 함께 숨 쉰다. 그런 관점에서 예술의 본질은 인간성과 자연성, 사회성이 아닐까.

내가 알고 지내온 그녀는 늘 그런 본질의 예술을 사랑했고, 추구하는 것들을 위해 누구보다 활발히 사는 사람이다. 예술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던 시절에도, 사람과 사회 - 소통과 표현이라는 추구를 위해 많은 활동들을 함께 했고, 이후엔 직접 예술가의 길을 걷고자 전혀 새로운 진로를 택했다.

그렇게 새로운 길에서 학업과 무수의 작품 활동을 병행하며, 어느덧 그녀는 전문 기획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학원 졸업을 얼마 앞둔 올 여름, 마침내 자신의 예술을 담아낼 첫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며 소식을 전해온 그녀. 언젠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겠다던 꿈의 실현 과정에 있는, 예술가의 생에서 가장 벅차고 뜻깊은 시기를 지나고 있을 그녀가 지금껏 그려온 예술, 그리고 지금 시점에 바라보는 예술은 과연 어떤 색일까.
 


Q: 현재 예술가로서의 주 활동은 공연 프로듀서, 문화예술 기획자. 동시에 직접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실연자이기도 하다. 먼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정의해준다면.

A: 문화예술 기획자에 가장 가까울 것 같다. 그러나 때로는 실연자가 되어 직접 공연을 하고, 글을 쓰고 음악도 만들기에 한 단어의 정의는 쉽지 않다. 예술이라는 매개가 사람과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한다.


Q: 제작, 연출부, 배우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참여한 수많은 작품들 중 자신의 가치관과 맞물려 사람들에게 꼭 소개하고 픈 작품이 있다면.

A: 여러 작품이 생각나는데, 시니어 세대의 문화예술 활동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한 연극 <금호연극정원>과 산울림 노래를 라이브로 연주했던 콘서트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7년에 진행한 <금호연극정원>은 50대 이상 어르신들이 세월에 무뎌진 감각을 깨우고, 무대에서 직접 배우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데, 사회와 경제 차원에서의 고민은 활발한 반면, 노년층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은 도외시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고, 예술이 사람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믿음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어른신들 내면에 잠들어 있던 이야기와 에너지를 끌어내 공유하는 과정이 가장 보람찼고, 시니어 세대에게 이런 문화적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깊이 했던 시간이었다.

2019.05.04-2019.06.02 성수아트홀 '창문너머 어렴풋이' 시즌2
2019.05.04-2019.06.02 성수아트홀 '창문너머 어렴풋이' 시즌2

콘서트 뮤지컬을 지향한 <창문너머 어렴풋이>는 산울림의 노래를 모티브로, 라이브로 곡들을 연주하며 아날로그적 감성과 향수를 자극한 작품이다. 2018년 초연 때는 조연출 및 조명 오퍼레이터로 참여했는데, 초연이다 보니 제작 및 연출 파트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신경쓰고 뛰어다니며 고군분투 했던 기억이다. 초연에 이어 시즌 2에는 기획자로 참여해 무대와 비즈니스를 넘나들며 즐겁게 공연을 마쳤다. 개인적으로 음악과 소리는 내게 중요한 동기부여이자 모티브가 되어준다. 이 작품은 연기와 라이브 밴드 연주가 함께 진행되었기 때문에 쉴 새 없이 감각을 열어둔 상태로 작업했고, 공연 내내 끊임없는 긴장과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기획자이자, 마케터, 동시에 관객의 입장에서 감각하고 무대를 바라볼 줄 아는 시야를 가지게 해준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


Q: 20대 초부터 매우 다양한 사회 활동들을 해왔고, 이후엔 좀더 예술적인 활동들을 해왔다. 그러나 사회적이냐 예술적이냐는 것이 의미 없을 만큼, 늘상 그 둘은 당신의 삶을 주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신에게 예술과 사회의 관계, 나아가 사람과 소통이라는 가치는 무엇이며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가.

A: 20대 초나 지금이나 내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은 같다. 대학생 때는 국제협력, 인권, 환경 문제들에 관심이 많아 NGO 활동,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었다. 광고AE로도 근무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스스로 무언가가 고갈되어감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좀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표현, 그 방식들에 대해 고민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사회적이고 예술적인 것에 대한 갈망이 커져갔던 것 같다. 나에게 있어 예술, 사회, 사람, 소통이란 곧 삶의 연결고리이다. 이전에는 예술이 사람들이 살아감에 있어 간접적이고 부수적인 요소라 생각했지만, 예술 그 자체가 인간과 사회의 소통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느끼면서부터, 예술은 좀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다시 다가왔다.



Q: 위의 질문과도 연결되는 내용일 듯한데, '소리'라는 키워드는 당신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는 그 단어에서 사카모토 류이치의 예술관이 연상되기도 했는데, 당신에게 있어 '소리'가 갖는 예술적 가치는.

A: 내게 소리는 무한한 모티브이자, 사회와 사람들의 '소통'과 '표현'의 상징이기도 하다. 삶에서 접하게 되는 무수한 소리들은 나름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고, 그 메시지들이 음악으로 또 예술로 발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소리는 순간적으로 피어나고 전달되고는 사라지지만, 동시에 그렇기에 가장 집중과 상상력을 끌어내는 즉각적이고 복합적인 감각이다. 동시에 사람들 간의 소통과 표현을 함축적으로 담은 단어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다. 들을 수 없거나 볼 수 없는 사람들,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감각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문화예술 기획자 오승하
문화예술 기획자 오승하


Q: 예술이 사회와 사람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 구체적으로는 당신이 꿈꾸는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지.

A: 커뮤니케이션. 대화. 말. 메시지. 서로를 이어주는 매개체. 직접 예술적인 것을 표현하는 것도 좋고, 또는 작품의 창작 과정을 통해서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글이 될 수도 있고, 교육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것으로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보고 듣는 이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고, 표현에 있어서도 다양한 요소를 버무려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역동적이고 정답이 없고, 그렇기에 흥미롭다. 이 모든 것들을 통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을 발전시키고, 서로가 함께하며 소통하게 될 수 있다.


Q: 그간의 작품 활동이 주로 제작 파트에서의 참여였다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서울문화재단 2019 청년예술단 X 성동구'는 직접 창작을 해내고 무대에도 오르는, '작품의 메시지' 생산에 참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와, 당신의 작품활동에서 가지는 의미를 설명해 준다면.

A: 지역형 청년예술단 지원사업으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본인이 이곳에 살고 있거나, 일을 하거나, 관심을 갖고 있거나 등 각자의 이유로 모인 청년 예술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에서 펼쳐낼 수 있는 작품을 구상 중에 있다. 모인 예술가들은 모두가 기획자이면서 동시에 실연자로서 활동한다. 수많은 회의를 거쳐 기획안을 도출해내고, 약 5개월 간 프로젝트를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나의 기존 작품활동이 주로 주어진 희곡을 공연화시키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공연이 메인은 아니라는 것에 큰 의미를 가진다. 다시 말해 매체나 도구보다는 왜,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누가 함께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 있다는 것.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특히 관심 있던 '소리'를 메인 재료로 만져보려 한다. 골목에서, 학교 앞에서, 출퇴근 길에서, 공원에서 등 다양한 소리를 채집해, 우리가 늘상 듣고 있으면서도 여러 요인들로 인지하지 못한 서로의 소리를 서로에게 들려준다는 데 초점이 있다. 무심히 지나쳤던 서로의 소리에 다시금 귀를 기울여보자는 것. 소리, 글, 그림 등의 재료로 많은 이야기들을 채집해 하나의 각본을 만들어 낭독극으로 완성해갈 계획이다.


Q: 과도기이자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한 출발점이기도 한 지금의 시점에, 앞으로 펼쳐가고자 하는 예술의 모양과 구체적인 계획들이 있다면.

A: 예술의 모양이라니 재밌는 질문이다. 문득 요즘 듣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떠올랐다. 서정적이고 감상적이며 환상으로 이끌어 나가는 듯한, 묵직하고 강렬하게, 닫힌 문을 열어주려 두드리고 있는 듯한, 그런 모양이랄까. 가까운 계획은 우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잘 준비해, 연말 경에 있을 최종 발표회 및 전시회까지 의미 있게 마무리 해보고자 한다. 이외에도 음악과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개인 작품도 준비 중에 있다. 반드시 거창한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예술 작업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

 

* 특별 기획 - 김별 객원기자의 '별별예술'은 작가의 관점에서 바라본 예술,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 곳곳에서 세계를 펼쳐가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자유롭게 담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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