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698회]

공자는 “군주가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은 군주의 뜻에 따라 행동하고, 군주 자신이 올바르지 않으면 명령을 내려도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라고 했다. 

위정자 자신이 스스로 품격과 수양을 올바로 닦으면 엄격한 법을 행하지 않아도 세상이 자연히 바르게 된다는 의미다.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동탁의 잔당인 장수(張繡) 를 치러가던 중 잘익은 보리밭을 지나게 되었다. 때는 농사철이라 조조는 백성의 재산을 약탈하지 말고 행군할 때 보리밭을 상하게 하지 말라하고 이를 어길 경우 사형에 처한다는 엄명을 내렸다.
 
잠시 후, 갑자기 보리밭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오르자 조조가 타고 있던 말이 놀라서 뛰다 그만 보리밭을 밟고 말았다. 조조는 법을 관장하는 주부를 불러 자신이 정한 법을 스스로 어겼으니 벌을 내리라고 했다.

이에 주부가 말했다. 
“어찌 승상께 죄를 물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자 조조가 말했다. “내 입으로 군령을 내렸다. 그런데 스스로 군령을 어겼으니 백성과 군사들이 어찌 나를 따르겠는가?” 조조는 칼을 들어 자기 목에 대었다. 이를 본 곽가가 나서서 말했다.

춘추<春秋> 라는 책에 ‘법불가우존(法不加于尊)’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높은 사람에게는 법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뜻 이옵니다. 그런데 승상께서는 어찌 목숨을 끊으려 하십니까?“
  
조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춘추>의 ‘법불가우존’이 나를 살렸구나. 그래도 이대로 나의 죄를 용서할 수 없으니 내 머리카락을 잘라 참수를 대신하겠다.“
 
조조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칼로 자기 머리카락을 잘랐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아무도 백성의 재산을 탐하지 않았고 보리밭을 밟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같이 리더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따르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규칙을 지키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법이다. 
  
중국 한나라 때 이광(李廣)은 군사를 잘 이끄는 명장으로 문제, 경제, 무제를 거치면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한 그의 용맹함과 막강한 전투력에 흉노도 두려워하여 감히 국경을 침범하지 못했다. 

동 시대를 산 명장 위청이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는 군율을 엄격히 지키고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친족이라도 군영 내에 있으면 군령을 엄격히 따르게 했다. 

위청이 이끄는 군대는 장군인 위청을 본받아 군령을 엄격히 지켰고 전쟁에 나가면 백전백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광은 달랐다. 그는 군대를 엄격하게 다스리지 않았지만 전쟁에 나가면 승리를 거두었다. 이광의 병사들은 서로 먼저 나아가 싸우려고 했고 장렬하게 죽음을 맞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이광은 말재주가 없어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충성심 강하고 병사들을 자식처럼 여겼으며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행군을 하다 물을 만나면 병사들이 모두 목을 축인 후에야 마지막으로 물을 마셨고, 식사를 할 때에도 병사들이 배불리 먹은 후에야 마지막 음식을 먹었다. 

이렇게 군사와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 백성과 병사들이 자연스럽게 그를 따르게 된 것이다.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솔선수범하면 엄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아랫사람이 자발적으로 따르기 마련이다. 

오늘도 모든 분들이 품격을 갖춘 리더가 되는 목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내일은 2부로 이어집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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