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수 세력이 지닌 취약점들 5가지 중에서 사람을 기르지 않는 약점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자.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하여 생각할 때에 좋은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일본의 초대 수상 요시다 시게루의 경우를 비교해 보자.

둘이 다 같은 시기에 집권하여 나라를 경영하였던 인물들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요시다 시게루는 전후 일본의 초대 수상으로 재임하였다. 둘은 공통점들이 있는 인물들이다. 둘이 다 영어에 능통하였고 외교에 달인(達人)들이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시기에 국가경영을 맡은 분들이다. 거기에다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들이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사람을 기르는 일, 후계자를 기르는 일에서 전연 달랐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후계자가 될 만한 바른 인재들을 기르지 못하고 이기붕 같은 졸장부에 얹혀 말년을 보내다가 자신과 나라를 망가뜨렸다. 그러나 요시다 시게루는 전연 달랐다. 그는 일본 수상으로 재임 중에 젊은 국회의원이나 유망한 관료들이나 소장 학자들 중에 장래성이 있겠다 싶은 인재들을 발탁하였다.

그렇게 발탁된 인재들을 매주 토요일 아침 식탁에 초청하여 국제 정세, 일본 사회의 흐름, 그에 대한 정책적 배려,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관계, 일본 산업의 장래 등을 주제로 자기의 소견을 일러 주고 토론하게 하였다. 그러기를 매 주마다 하게 되니 소문이 나게 마련이어서 이 모임을 요시다 학교라 부르게까지 되었다.

중요한 것은 요시다 시게루 이후 요시다 학교의 인재들이 차례차례로 수상직에 올라 전후 일본을 패망한 국가에서 경제 대국으로 세워 나가는 일을 주도하게 되었다. 그들 중에 기억나는 인물들이 미키, 이께다, 오오히라, 다나까 등이 모두 요시다 시게루 정치 학교에 속한 인재들이었다. 이런 점이 이승만에 비하여 얼마나 다른 면인가?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그 점에서는 이승만과 다를 바가 없다. 그는 후배 군 출신 인재들 중에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들은 계속 제거하곤 하였다. 그래서 자신에 필적할 만한 2인자를 기르려 하지 않았다. 박정희 이후 국가 발전이 일단은 정체 상태에 들어서게 된 데에는 대를 이어 나라를 이끌어 나갈 만한 후계자를 기르게 않았던 원인이 크다.

이런 점에서 모세는 위대하다. 모세는 120세에 이르러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자신의 지도력에 대를 이어 나갈 후계자를 발탁하여 지도자로 세우는 일에 책임을 다하였다. 바로 여호수아의 발탁이다. 모세가 친히 발탁하여 후사를 맡겼던 여호수아는 모세에 비하여 손색없는 훌륭한 지도력을 발휘하였다. 그래서 가나안 정착 사업을 성공리에 완수할 수 있었다. 한국 보수 세력은 이제나마 이 점을 인식하고 국가경영 내지 민족경영의 대업을 제대로 이어나갈 인재군을 육성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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