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659회]

춘추시대 초(楚)나라에 우맹(優孟)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언변이 유창하고 풍자와 해학이 뛰어났다고 한다. 

그 무렵 초나라 장왕(莊王)은 명마를 좋아하여 애지중지하였다. 오죽 좋아했으면 자신의 애마를 화려한 집에 두었고, 비단 옷을 입혔으며, 침대 위에서 자게 했고, 대추와 마른 고기를 먹여키웠다. 

하지만 애마는 왕의 정성과 다르게 살이 쪄 일찍 죽었다. 왕은 슬픔을 가눌 수 없어 신하들에게 대부의 예로써 명마를 장사지내도록 하였다. 이에 신하들이 그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 말하였다. 

그러자 왕이 노하여 말했다. “감히 내 애마의 장례식에 관해 시비를 따지는 자가 있다면, 누구라도 당장에 목을 베고 말 것이다!” 그러자 아무도 나서는 자가 없었다. 

우맹이 이 소식을 듣고 급히 궁궐에 들어갔다. 그리고 왕실 문전 앞에 앉아 하늘을 우러러 크게 통곡하는 것이었다. 장왕이 놀라며 무슨 까닭으로 우는 것이냐 물었다. 이에 우맹이 대답하였다.

“죽은 말은 대왕께서 무척 아끼시던 애마입니다. 위대한 초나라의 대왕께서 천하에 무엇을 하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니 그 말의 장례를 대부의 예로서 하는것은 너무 박정합니다. 소신 간청 드리 오니, 임금의 예로서 장사지내게 하여 주십시오!”

장왕이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임금의 예로 장례를 치루는 것이냐?” 우맹이 대답하였다. “관 안쪽을 옥으로 만들고, 관 바깥은 무늬 있는 가래 나무로 만들며, 단풍과 느릅나무 녹나무로 횡대를 엮으십시오! 그리고 군대를 동원해 무덤을 파고, 백성들로 하여금 흙을지고 능을 쌓게 하는 겁니다!

이웃 나라의 대표를 앞에 모시고 먼 나라의 대표를 뒤 따르게 하십시오! 그리고 사당을 세워 철마다 제사 지내게 하시고, 죽은 명마를 만호(萬戶)의 제후로 봉하시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면 천하의 제후들은 대왕께서는 말은 귀하게 여기고 사람은 천하게 여긴다고 분명히 알 것입니다!” 

장왕이 말을 다 듣고는 이내 느끼는 바가 있었다.
“과인이 잘못했도다! 이를 어쩌면 좋겠는가?” 

우맹이 말했다. “그렇다면 죽은 애마를 가축 다루듯이 하십시오. 부뚜막을 바깥 관으로 삼고, 가마솥을 안쪽 관으로 삼아 푹 삼으십시오. 생강과 대추를 넣고 향료를 뿌려 사람의 뱃속에서 잘 장사지내게 하시면 됩니다!”

이 말에 장왕은 곧 궁궐 요리사를 불렀다. 그에게 죽은 애마를 주어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도록 하였다.

골계전략(滑稽戰略)이란 말이 있다. 매끄럽고 익살스러운 말로 어려운 상대를 설득하는 언변의 기술을 말한다. 그 속에는 따끔한 깨달음이나 충고가 들어있으니 정문일침(頂門一鍼)과 상통 하기도 한다.

세상을 사노라면 많은 일들이 내 앞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를 대하다 보면 경우에 타당치 않는 것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현명하게 설득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참다운 사회생활을 영위 할 것이겠지요. 오늘도 생존경쟁에서 승리하는 은혜로운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