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주택의 적체와 주택거래 부진 등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孫京植)가 학계, 연구소, 금융기관 등의 부동산전문가 6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부동산시장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2%가 향후 부동산시장에 대해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할 것(‘당분간 매우 위축’ 19.6%, ‘당분간 다소 위축’ 70.6%)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시장의 회복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 세명중 한명(33.3%)만이 ‘내년중에 회복이 가능하다’(상반기 2.0%, 하반기 31.3%)는 의견을 보였으며, 나머지 66.7%는 빨라야 2010년 이후라고 답해 부동산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무엇보다도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부동산시장을 어둡게 전망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반적인 경기가 너무 침체되어 있어서’라는 응답이 69.6%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금융시장이 불안해서’(15.2%)와 ‘주택구입수요가 너무 위축되어 있어서’(8.7%) 등이 뒤를 이었다(‘미분양주택 적체 가중’ 4.3%,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 미흡’ 2.2%).

최근 정부가 수차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효과 미흡 47.1%, 효과 전혀 없음 3.9%)이 긍정적인 의견(매우 효과 있음 29.4%)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보통’ 19.6%). 정부대책의 효과가 미흡한 이유로는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좋지 않아서’(54.9%)라고 응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실효성있는 대책이 빠져서’(27.4%), ‘주택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서’(13.7%) 등의 순이었다(‘정부대책의 시행이 늦어서’ 2.0%, ‘기타’ 2.0%).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시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미분양주택 증가(41.2%)’와 ‘거래부진(41.2%)’을 꼽았다(‘주택가격 하락’ 11.7%, ‘건설업체 부도확산’ 5.9%). 이를 통해 7월말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16만595호)를 기록하고 있는 미분양주택 적체와 주택거래량의 지속적인 감소에 따른 건설 및 부동산업계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었다.

이같은 건설 및 부동산업계의 경영난이 실물경제의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전문가의 84.3%가 가능성이 높다(‘매우 높음’ 17.6%, ‘다소 높음’ 66.7%)고 답해 부동산發 실물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시각을 보였다(‘다소 낮음’ 15.7%).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미분양주택 증가에 따른 건설업계의 자금난 심화와 부동산 PF대출 연체율 상승 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어 향후 실물경제의 어려움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주택 관련 세제완화’(37.3%)와 ‘대출규제 완화 또는 폐지’(25.5%), ‘미분양주택 해소를 위한 정부지원 확대’(19.6%) 등의 순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이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 문제를 공급보다는 수요 회복 측면의 대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카드는 대부분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태에 있어 정책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정부정책의 조속한 시행과 건설업계의 자구노력 강화, 금융기관의 실질적인 자금지원 등이 맞물려 부동산發 실물경제의 위기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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